[인터뷰] 정우성 "이시영과 농도 짙은 베드신 있었지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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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신의 한 수’ 스틸, 호호비치 제공]

영화 ‘신의 한 수’에 베드신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정우성(41)과 이시영(32)의 베드신은 영화 개봉과 더불어 관객들에게 큰 이슈가 됐을 것이다. 베드신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연일 화제가 됐을 수도 있다. 영화를 홍보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것도 없다. 하지만 조범구 감독은 이들의 베드신을 과감하게 삭제했다.

사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정우성과 이시영의 농도 짙은 베드신이 있었다. 배우들은 베드신 촬영을 위해 현장에 도착했지만, 감독으로부터 “베드신을 찍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됐다. 정우성과 이시영의 키스신이 생각보다 잘 나왔기 때문이다.

베드신이 무산 돼서 한편으로 아쉬울 법도 한데,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정우성은 “키스신도 빼도 괜찮았을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정우성은 “사실 키스신에서 끝나는 장면이 아니었다. 농도 짙은 베드신이 있었는데, 촬영하지 않았다. 영화로 직접 보니 베드신을 뺀 이유를 알겠더라. 키스신 만으로 태석(정우성)과 배꼽(이시영)의 미묘한 관계가 잘 설명됐다”고 말했다.

“액션과 멜로는 내게 짜장면·짬뽕과 같다. 둘 다 좋다. 같이 있으면 더 좋다”고 말했던 정우성이 이렇게 베드신과 키스신에 덤덤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번 영화에서 액션에 좀 더 치중했기 때문이다. 정우성은 촬영 전 액션 스쿨에서 성실하게 훈련하며 대부분의 연기를 대역 없이 소화했다. 또 영화 속 노출 신을 위해 운동 강도를 높이며 탄탄한 몸매를 만들기도 했다.

“영화 속 액션 연기를 잘 소화해 내기 위해 나를 극한으로 몰아붙였다. 너무 열심히 했는지 촬영 중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냉동창고에서 카메라를 보면서 나 혼자 액션 연기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카메라 프레임을 너무 세게 가격해서 팔꿈치가 크게 다쳤다. 나중에 보니 뼈 조각이 만져지더라. 병원은 나중에 가볼 생각이다.”

그러나 이렇게 열심히 촬영 한 것과 달리 정우성의 기억에 남는 액션 장면은 다소 소박한 ‘딱밤’이었다. 정우성은 “아다리(정해균)에게 ‘딱밤’을 때리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극중 태석(정우성)은 자신의 형을 죽인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맨 처음 아다리를 찾아간다. 그리고 아다리에게 ‘딱밤’을 때리며 그동안 갈고 닦았던 싸움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정우성은 “바둑이 손으로 하는 게임 아닌가. 손가락 두 개를 사용해서 착수(바둑판 위에 돌을 놓는 것)를 두는데, 액션연기도 손가락 두 개를 사용하는 ‘딱밤’으로 시작해서 좋았다. 작가의 위트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액션 연기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우성은 “언론시사회 때 관객들의 호응도가 좋았던 것 같다. 영화에 대한 반응도 괜찮았다. 만족한다”고 밝혔다.

영화 ‘신의 한 수’ 개봉 후 홍보 일정을 마친 정우성은 여름휴가 없이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한다. 현재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가 촬영 중이고 9월에는 영화 ‘마담 뺑덕’이 개봉하기 때문이다. 정우성은 “촬영이 끝나면 제주도라도 다녀오고 싶다. ‘감시자들’ 때부터 이어달리기를 하다 보니 휴가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남록지 인턴기자 rokji12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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