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원대 세계 물 시장 한국도 진출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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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내년 제7차 ‘세계물포럼’은 연간 5000억 달러(505조5000억원) 규모인 세계 물 시장에 한국 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4일 서울 서초구 방배천로에 위치한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정무(74·사진) 세계물포럼 조직위원장은 “내년 4월 12~17일 대구·경북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물 관련 국제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전 세계 180여 개국에서 3만5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이 행사를 통해 2600억원의 경제적 편익과 2500개의 일자리도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위원장과 조직위는 오는 9~12일 경북 상주와 서울에서 ‘제3회 아시아 태평양 대학생 물 의회’도 진행한다. 내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 위원장은 “대학생 물 의회는 국내외 대학생 100명이 모의 세계물포럼을 열고, 의회 형식의 논의를 거쳐 ‘물 선언문’도 발표하게 된다”며 “미래 주역인 대학생들이 전 지구적 물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한 행사”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물 산업 규모가 세계 8위이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0.3%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국내 물 산업시장이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수 담수화 플랜트 부문과 상하수도 분야 등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을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한국물포럼 총재도 겸하고 있는 이 위원장은 “요즘 중부지방에 가뭄이 심하지만 도시 사람들은 물이 부족한 줄 모른다”며 “1970~80년대에 다목적댐을 건설한 덕분”이라고 물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터키 등 외국에서 열리는 물 관련 회의에 참석해 보면 그네들은 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며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물을 물 쓰듯 낭비하는 한국 사람들이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물포럼 1년을 앞둔 지난 4월 대대적인 홍보 행사를 준비했는데, 세월호 사고 때문에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시민들이 물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내년 행사에도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13·15대 국회의원과 자유민주연합 원내총무,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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