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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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양소설「보물섬」시대에나 성행했던 포악한 해적활동이 요즘 동남「아시아」해상에서 일어나고 있다.「베트남」난민과 어부들을 주로 터는 태국 해적때문에 외교분쟁까지 일고있는 실정이다.
지난 7윌21일「말레이지아」 동부연안의「텡골」도 동북쪽 2백해리 해상에서 1백83명의 난민을 태운「정크」선이 표류하고 있었으며 「말레이지아」해군선으로 가장한 쾌속정이 다가왔다.
수병으로 위장한 해적들은 갑자기 총과 칼로 난민들을 위협한후 「정크」를 샅샅이 뒤져 난민들이 가지고 있던 금괴등 값진 물건들을 몽땅 털어 사라져 버렸다.
반항하던 난민 5명은 그자리에서 칼로 난자당했고 어떤 여자는 겁탈까지 당했다.
「말레이지아」의「플라우·비동」도 수용소의 난민 4만여명은 남지나 해상의 위험한 풍랑보다 그런 해적을 만나는 것이 한층 끔찍스러웠다고 몸서리를 쳤다.
난민 임문비씨(28·엔지니어) 은 자기가 탄 배는 구조될 때까지 23번이나 해적의 습격을 받아 결국에는 입고있던 누더기 밖에 남은것이 없게 됐다고 허탈해 했다.「곽·반·디」(25)는 태국의「샴」제에서 13명을 태우고 탈출하던 난민선의 유일한 생존자.
두번째로 습격한 해적이 배안에 재물이 없는것을 알고는 여자들을 발가벗겨 숨기고 있던 패물을 몽땅 털고 강간한 후 후환을 염려해서 모두 죽여버렸다.
임씨는 강간이 벌어지고 있는 중에 바다로 투신하여 겨우 달아났다.
해적들은 심지어 끼고있는 반지가 빠지지 않는다고 손가락까지 잘라버렸다고 전「사이공」대학교수는 잘린 자기 손가락을 내보였다.
여자난민중 많은수가 겁탈당한 후유증 때문에 정상인으로 회복될 수 없을정도. 어떤 여자는 임신까지하여 낙태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수용소 의사가 최근 공개했다.
이 해적들은 주로 태국남부출신으로 「인도차이나」적화이후 쉽게 구할수 있는 값싼 기관총과 수류탄등으로 무장하여 3∼9척의 선단올 이루어 어로 또는 구조활동을 하는체 하다가 해적으로 돌변한다고 「싱가포르」 의 고위경찰간부인 「하심」씨가밝혔다.
「말레이지아」와「싱가포르」경찰관리들은 해적들이「말레이지아」 나「싱가포르」의 어부들이 잡아놓은 어휙물을 노략질하는데서 시작했다가 최근에는「베트남」난민들이 가지고 나오는 금괴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주 어획물을 뺏긴 「말레이지아」어민들은 아예 출어할때 해적들에게 바칠 현금이나 술등을 준비해가는 실정이기 때문에「말레이지아」정부는 지난 7월 해적들을 뿌리뽑도록 태국정부에 정식으로 교섭했다고 의회에서 증언하기도 했다.「크리앙사크」 태국수상도 8월9일「샴」당에서 활개치는 해적을 근절할수 있도록 미국정부에 장비지원을 요청하는등 해적소탕에 나서기로 했지만 쉽게 사그라들지는의문이다.【홍콩=이근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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