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댐 하류 주민 50만명 붕괴 위험에 밤새 떨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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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진주=이성백·허상천 기자】남강 「댐」은 아슬아슬하게 붕괴 위험을 모면했다.
그러나 이번 폭우로 20만 진주 시민을 비롯, 진양·사천군 등 남강 유역 50만 주민들에게는 남 강「댐」이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무서운 공포의 대상으로 부각됐다.
위험이 임박해지기 시작한 것은 25일 상오 10시부터-.
남강의 원류 지역인 지리산과 산청·함양 지방의 강우량이 시간당 39㎜로 늘어나면서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진주 지역의 강우량은 2백84·2㎜.
이와 함께 남강 「댐」의 수위가 37·2m까지 올라가 최대 수위인 37·5m를 육박, 지리산을 타고 온 흙탕물이 남강둑 위로 넘실거렸다.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수문을 열지 않을 경우 「댐」 자체가 붕괴, 1억6천만t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가 남강 유역 7개 시·군 2천2백85평방㎞가 쑥밭으로 변할 판이었다.
산업 기지 개발 공사 남강「댐」관리소가 숙의를 거듭한 끝에 낙동강 본류인 진주·진양으로 초당 1천2백t을, 사천만으로 3천5백t을 각각 방류키로 결정했다.
남강「댐」의 방류가 시작되자 진주시내 상대·상평·망경·장대·옥봉동 등 5개 동 1천2백가구가 25일 하오 8시부터 침수되고 진양군 문산면·사천군 유동면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댐」 붕괴가 시간 문제』라는 소문과 함께 방안까지 물이 들어오자 통 단위로 지역 대피반을 편성, 세간을 모두 싸는 등 진주 20만, 진양·사천 등 50만 지역 주민이 일시에 고지대로 몰려가고 저지대인 장대동·옥봉남 동 등 중심가는 「유령의 도시」로 변했다.
여기에 침수로 전기가 나가고 전화마저 불통돼 주민들을 더욱 불안에 떨게 했다.
진주시는 23개 동의 「앰프」와 공보실 차량을 이용, 「댐」 수위와 방류량을 방송, 시민을 안심시키는 한편 양수기 30대를 동원, 침수 지역의 물 빼기 작업을 아울러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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