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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그룹을 찾아(15)<『73그룹』의 후신>|30대시인모임 반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시동인 「반시」는 5명으로 구성된 조촐한 동인이다. 회원은 권지숙·정호승·이종욱·김창완·김명인씨등이며 73∼75년사이에 「데뷔」했다. 나이들은 모두 30대초.
「반시」는 시의 경향을 어떤 테두리안에 속박하지 않지만, 동인전체의 현실과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반시」는 70년대 후반에 활약한 시동인들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 하다(염무웅·문학명론가)는 평을 받고있다. 따라서 한 시대의 현실에 대한 통렬한 관심과 예리한 언어감각을 올바르게 결합시키는데 성공하고 있으며 또 여기에 이 동인들의 훌륭한점이 있다고 문단에선 평가하고 있다.
73년 신춘문예 당선자7명이 「73그룹」이란 동인을 만들고 동인지를 3집까지 냈는데 이것이 「반시」의 전신이다. 「73그룹」이 너무 다양하다보니 동인이라 이름짓기엔 별의의가 없어 해체했다가 5명이 따로 모여「반시」 제1집을 냈다.
이때가 76년6월이었다.「반시」동인들은 동인지발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동안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77년6월 2집이나왔을땐 서울 조계사에서 『오늘을 사는 시인의 자세』란 제목으로 문학강연회를 열었다.
이때 신경림·김우창·한완상씨등이 강연했는데 큰 성황을 이루었다.
78년 2월 3집이 나왔을땐 극단 「상황」이 서울 「세실」극장에서 공연한『뻐꾹 뻐뻑꾹』이란 연극에 참여, 그 막간을 이용해 동인시 낭독을 곁들여 갈채를 받기도 했다.
동인들은 평균 한달에 한번씩은 만난다. 이때의 얘기는 대부분이 동인각자의 작품평이다. 서로가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끼리 나누는 작품평은 또가장 정확한 평가이므로동인들은 서로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이밖에 동인들은 1년에 한두차례씩 야외로 나간다. 그러나 지금까지 두차례 나간 야외나들이가 공교릅게도 모두 서울수유동 고김수영씨의 묘소를 찾았다.
이들은 앞으로도 전국에 흩어져있는 작고한 시인들의 시비를 순례할 계획이다. 이 땅에 따뜻하고 정감어린 시를 남겨놓고간 선배시인들을 찾아 잠시나마 그들과 함께 호흡해보기 위해서라고했다.「반시」 는 3집부터 출판사로부터 인세를 받고 동인지를 내고있다. 3집이 1천권, 4집(개년6월)이 3천권을 인쇄했는데 거의 팔렸다는것이 출판사측의 말이다. 동인들의 주머니를 털어 동인지를 내는 여느 동인들에 비하면 흔치않은 일이다. 5집의 경우 국판1백62「페이지」에 1천2백원의 정가가 매겨져있다.
동인들의 작품외에 18편의 「아프리카」 시 특집(이종욱번역)과 김창완씨의 시집 『인동일기』와 정호승씨의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에 대한 서평(김명인)이 곁들여져있다.「반시」동인들은 동인활동을 함으로써 긴장감을 계속 가질수 있고 또 쓰고자 하는 의무감도 절실하게 느낄수있어 「반시」활동을 멈출수 없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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