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총 자산의 거의 2배나|「YH 무역」이란 창업자 이름의 영자 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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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YH 무역」의 YH란 창업자인 장용호씨 (50)의 영어 표기 이름 첫 글자를 따서 회사 이름을 붙인 가발 및 의류 수출 업체.
60년대 초 단순 노동을 이용한 가발 수출이 「붐」을 이루고 있을 때 무역 진흥 공사 「뉴욕」 부관장으로 재직하던 장씨는 사표를 던지고 66년1월 자본금 1백만원으로 서울 동대문구 면목 4동에 조그마한 가발 공장을 차렸다.
무공 전시 과장을 거쳐 「뉴욕」에 있으면서 가발의 사업성과 수출 「루트」를 알게된 장씨는 「YH무역」을 키워 불과 2∼3년만에 가발 수출 업체의 대명사로 불리던 서울 통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두 주자로까지 성장시켰다.
창립 4년 만인 70년도에는 수출액이 1천만「달러」를 돌파해 수출 실적 15위로 올랐고 정부로부터 철탑 산업 훈장을 받았었다.
그러나 70년대 초에 들어 가발 「붐」이 식으면서 YH도 기울기 시작했고 그 위에 창업공신들간에 내분까지 생겨 사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장씨는 70년 초 현재의 박정원씨 (54)에게 사장직을 맡기고 회장직함으로 미국 지사로 건너가면서부터 「빼돌리기 작전」을 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상 수출로 물건을 미국에 실어 나른 후 대금 결제를 하지 않고 판매 대금으로 개인 욕심을 차리기 시작한 것이다.
YH는 경영 악화로 인한 부실화의 길을 걷게돼 거래 은행인 조흥은행으로부터 올 1월부터 거래 정지를 당했고 박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도 회사를 떠나고 올 초부터 YH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빠졌다. 지난 4월엔 폐업 공고를 냈고 6월6일에는 작업장을 완전 폐쇄했다. 70년에 4천여명이던 종업원이 금년 1월 현재 7백74명.
76년 이후 여공 입사 초임은 2만5천원이나 기숙사비 5천1백원·의료보험비 등을 빼면 고작 l만7천∼1만8천원 선이었으며 경력 2년 정도의 숙련공이 4만∼4만5천원 정도.
78년 말 현재 YH의 총 자산은 28억8천만원, 부채는 41억4천만원으로 부채가 자산의 근 2배에 달하며 78년 한햇동안에도 21억2천만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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