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극한정국|어떻게 풀릴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정국이 「경화」를 넘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야간의 대화를통한 정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대립과 대치만이 있는 상황이다.
대화의 광장이 되어야할 국회는 텅비어있고 정책과 당략에 지혜를 짜야할 정당사무실이 농성으로 변했다.
이러한 상황발전은 신민당의 국회상임위거부->문부식 「민주전선」주간의 구속->YH무역회사종업원의 신민당사농성->경찰의 신민당사 출동->야당의원들부상->야당의원농성이라는 과정을 거쳤고 일부에서는 의원직사퇴론까지 내놓는 극한상황에 이르러 앞으로 어떠한 사태가 야기될지 알수없는데에 이르렀다.
신민당이 지난11일에 시작한 농성을 계속하기로 함으로써 원외투쟁이 격화일로에 있으며 어떤 명분으로 이 농성을 풀게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준규 공화당의장서리가 임시국회본회의 대표질문에서 『대화를 통해 모든 정치문제를 원내로 수렴하고 여야가 성숙한 동반자의 관계로 새출발하자』던 제안이나 신형식사무총장에 의해 제기된 중진희담이 결국 무색해지고 말았다.
경찰이 야당당사를 한때나마 점거하고 이런 파경에서 야당의원이 부상을 당한 불상사가 일어났으나 그동안 「우당」이라고 명명해온 여당에서는 속수무책일수밖에 없는것도 정치부재현장을 그대로 드러낸것이라 할수있다.
야당이 농성을 계속하고 여당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YH여공들을 당사에 수용했던 신민당에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가 힘들다.
경찰의 당사 출동과 YH사건에 대한「항의」성격이 컸던 농성이 이제는 또다른 차원의 정치목적을 띨 가능성이 많고 어떤 「명분」을 찾아 이를 풀수 있을지가 궁금한 일이다.
김영삼총재가 12일 농성장에서 『정부·여당이 융통성을 보이지 않는한 사태호전은 어렵다』고 한 말은 정부·여당에 납득할만한 「명분」을 내놓으라는 것으로 볼수있다.
신민당이 생각하는 사태해결의 방법은 한마디로 「원상회복」이라고 김총재는 말한다. 원상회복이란 ○YH여공들의 전원석방·취업보장 ②경찰에 연행된 신민당원의 무조건 석방 ③신민당사 진입의 지휘책임자 문책 ④헌법특위구성의 보장 ⑤문주간의 석방등이라는것.
그러니까 YH여공사건의 해결뿐아니라 국회상임위를 거부했던 헌법특위문제의 해결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발전됐다.
신민당 일부에서는 야당이 단결된 모습으로 나타날때 정부·여당의 대야당관이 달라지게 될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태가 쉽게 풀릴수도 있다고 내다보고있으나 여당쪽 감각은 그렇지가 앉은데 문제가 있다.
여당은 신민당이 여공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했다고 몰아붙이기 이전에 왜 그같은 사태가 발생했던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여공들이 집권당인 공화당의 문을 두드리지 앉고 신민당을 찾아가 사태수습을 호소해야만했던 이유를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야당안에서 의원직사퇴론까지 나온다는 것은 여당으로봐서도 심각한 일이다. 야당이 존재해야 여당이 존재할수있기 때문이다. 9월정기국회전에 어떤 방법으로라도 정국의 경색을 풀 돌파구가 마련되어야 하는것도 당연한 상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