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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한마음으로 저축|한사람 만9천 원 꼴 달성 서울 미양초교 6학년 어린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이젠 중학교 등록금 걱정할 필요 없어"
서울미양초교(교장 박래은·미아동 산110의4)6학년 어린이 9백30명이 어른들보다도 먼저소비절약운동에 앞장서 지난 3월 신학기부터 7월 15일까지 모두 1천7백여 만원을 저축했다.
박 교장과 이 학교 6학년 담임교사들은 6학년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아 내년도 중학교 진학 때 목돈마련이 힘들 것으로 보여 어린이들과 함께『중학교 등록금은 내 손으로 모으자』는 목표를 세우고 물자절약과 폐품 모아 팔기·영수증 모으기·집안일 돕기 등으로 푼돈을 저축하기 시작했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저축심을 장려하기 위해 어느 학교에나 있는 마을금고의 통장식 예금과는 별도로 은행에서 저금증지를 사들여 우표처럼 수집하는 중지 책을 어린이들에게 1권씩 나누어준 뒤 10원·50원·1백원·5백원 짜리 등 4가지의 증지로 책의 빈칸을 하나씩 메워가도록 하는 방법으로 큰 효과를 거두었다.
증지저축은 푼돈이 생길 때마다 그 금액에 해당하는 만큼의 증지를 사서 이를 2천원·5천원 또는 1만원까지 넣을 수 있는 증지 책에 가득 채운 뒤 은행예금통장에 올리는 저금방식.
이 학교에서는 또 한 달에 한번씩 폐품은행을 열어 어린이들이 가져오는 폐품을 팔아 학교운영에 보태 쓰는 대신 각 어린이들에게 저금증지를 사 되돌려줌으로써 저축의욕을 북돋워 주었다.
폐품수집으로 어린이들이 5개월 동안 저축한 돈이 25만여 원. 이밖에 영수증 보상금이 1백만 원이나 되며 지난 봄 소풍 때 학부모들이 용돈으로 준 18만여 원도 모두 저축했다.
이렇게 하여 지금까지 총 저축액수는 마을금고저축·증지저축을 합쳐 모두 1천7백80만원.
이는 어린이1명이 1만9천 원씩 저축한 셈이며, 내년도 중학교등록 예치금으로 예상되는 2만5천 원의 76%에 이른다.
미양초교 어린이들의 증지저축을 맡은 한일은행 미아동지점은 처음 1천명 가까운 어린이들이 매일 잔돈을 들고 은행에 몰려와 은행업무가 마비될 것을 우려, 난색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학교측과 논의한 끝에 지도교사와 어린이 저축위원 2명을 두어 이를 추진, 9백30명의 어린이들에게 저금통 1개씩을 나누어주고 푼돈을 저축토록 하고있다.
학교측은 21일 졸업식 날 4백여 명의 저축우수어린이들에게 학용품 등 푸짐한 선물을 주기로 했다.
박 교장은『어린이들의 저축열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져 겨울방학 전까지는 목표액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며 앞으로 저학년에게도 이를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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