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상 납치 용의자「몽타주」작성 협조한|「금당」퇴근길 여자종업원 피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현장서 기절…잃은 금품은 없어
서울인사동 골동품상 정해석씨 부부 및 운전사 실종사건 수사에 유력한 자료를 제공해온 금당종업원 주 모양(22)이 지난 17일 밤 퇴근길에 30대 남자 4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길거리에서 실신했던 사실이 밝혀져 경찰이주양의 신변보호에 나서는 한편 이 청년들이 이번 사건에 관련된 인물인가를 조사하고 있다.
주 양에 따르면 지난 17일 밤 9시쯤 서울 종로3가 단성사극장 앞「버스」정류장에서 집에 돌아가기 위해「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30대 남자 1명이 다가와 주 양에게『따라 오라』며 팔을 붙잡고 극장 옆 골목으로 끌고 갔다.
주 양이 골목에 들어서자 일행으로 보이는 다른 30대 남자 3명이 강제로 다른 곳으로 끌고 가려고 해 주 양이『왜들 이러냐』며 반항하자 그들 중 1명이『여기서 빨리 해치우자』며 목을 졸랐다.
주 양은『사람 살리라』며 몸부림쳐 이들의 손을 뿌리치고 큰길로 뛰어나가는 순간 길에 쓰러져 기절해 인근 병원으로가 치료를 받은 뒤 18일 퇴원했다.
이날 주 양은「핸드백」을 가졌으나 빼앗긴 물품은 없다.
경찰은 주 양의 말에 따라 이들이 정씨 실종사건에 관련된 이들인가를 수사하는 한편 금당 정해동 회장의 요청에 따라 주 양의 신변을 보호하기로 했다.
주 양은 정씨 실종당일인 지난달 20일 여러 차례 정씨와 전화를 가장 많이 했고 경찰은 지금까지 주 양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펴왔다.
경찰은 주 양이▲사건당일 실종된 정해석씨와 여러 차례 전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눴고▲기관원을 사칭한 청년의「몽타주」를 작성하는데 크게 협조했으며▲피해물품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이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지 않나 보고 조사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