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을 읽기쉽게 한글로" 동국역경원15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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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옛한문 불경들을 국역해온 동국역경원이 오는 21일로 개원 15주년을 맞는다. 동국역경원이 설립된 것은 1천6백년동안 이땅에 뿌리를 내려온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불교 경전들을 한글로 번역해 일반대중의 불교이해를 돕고 특히 국보인 『팔만대장경』을 모두 현대문장으로 옮겨『한글대장경』을 펴내기 위해서였다.
민족문화추진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등과 함께 3대 고전국역기관의 하나인 동국역경원이 그동안 국역, 출간한 불교경전은 『한글대장경』 83권울 비롯해 『고려대장경』 영인 47책, 『현대불교신서』 24권, 『불교사상총서』3권등 모두 1백60권에 달한다.
총2백80권으로 완간예정인 『한글대장경』은 1965년 역경원 자체 예산으로 제1권『장아함경』을 국역한 이래 66년부터는 국고보조를 받아 년8책 4천부씩을 출간해왔다.
문공부의 문예중흥기금보조로 한동안 활기를 띠었던 역경사업은 1970년 보조기간이 끝나 3년동안 더 연장이 되긴 했지만 78년부터는 정부지원이 완전히 끊겨 사업을 축소, 자체예산으로 년4책 1천부씩을 국역, 출간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역된 『한글대장경』에 담긴 내용들은 ▲경-『화엄경』외 5백78종, 2천6백21권 ▲율-『사분율』외4종, 1백4권 ▲논-『중논』외 35종, 3백3권 ▲사전-『전등록』1종, 30권 ▲한국고승전-『보조국사집』외 34종, 76권등이다.
『고려대장경』영인사업은 61년 동국대가 시작한것을 인수해 15년만인 76년 제48권 『총목록·해제·색인본』을 간행함으로써 완간시켰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종단3대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역경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동국대에 부설된 동국역경원은 『한글대장경』의 제작 및 판매보급권을 둘러싸고 한동안 동양출판사와 법정시비를 벌이는 등의 파란을 겪기도 했다.
67년 동양출판사와 체결했던 「출판물계약서」가 1년만에 만료돼 출판 및 보급업무를 역경원이 환원하는 과정에서 판매대전과 현품반납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법정시비와 청와대 진정등은 1년만에 화해, 합의함으로써 끝났다.
동국역경원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사업의 하나로 불교의 대중화 및 현대화를 위한 1백권 예정의 문고판『현대블교신서』를 출간하기 시작했다. 현재 17권을 완간하고 금년말까지는 24권을 출간할 예정인 이『불교신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불서문고로 불교의 각종 경전들과 고승들의 한시, 불교의 현대 철학적 조명등을 두루 망라한 내용의 종합불교 교양서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개원 15주년을 맞아 새롭게 착수한 사업으로는 총3O권 예정인 『불교사상총서』와 『한국경록』의 간행사업등이 있다. 『능엄경 주해』등 3책을 이미 간행한 『블교사상총서』는 중요 경전들의 현대적 이해를 돕기 위해 간추려 국역, 출간된다.
한국블교의 각종 경전들을 일목요연하게 목록화할 『한국경록』은 오는 연말에 간행될 예정이다.
역경원은 앞으로 주사업으로 『한글대장경』의 간행외에도 2O억원의 기금을 모아 블교현대화를 위한 출판사업을 광범위하게 펴나갈 계획이다. 2O억원의 기금모금은 출판사업등에서 얻는 이익금과 각계의 희사금등을 모아 앞으로 10년안에 목표액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동국역경원의 『한글대장경』국역에 참여하고 있는 역경위원은 원장인 이운허스님을 비롯해 조명기박사, 김탄허·박법정스님등 모두 4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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