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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활동 강화, 중국 소비자 마음 사로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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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한 국내 투자업체들은 희망소학, 이동병원, 영화제 후원 등의 다양한 CSR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의 오지 학교 지원 프로그램(왼쪽)과 시력검사 서비스를 하는 모습.

지난달 19일 중국 교육부에서는 이랜드 그룹의 장학사업 협약식이 열렸다. 이랜드가 향후 3년간 중국 빈곤층 학생 1만5500여 명에게 1억4500만 위안(약 24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중국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장학사업이다.

박성경 이랜드 그룹 부회장은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펼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고속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랜드만이 아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CSR은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중국 사회에 공헌하지 않고 현지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없어서다.

 삼성은 2013년을 CSR 경영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난 3월 산시(陝西)성 정부와 CSR 시범구 발족식을 하고 중국 정부 최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이 앞으로 산시성 시범구에서 펼쳐지는 삼성의 각종 CSR 활동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이 시범구와는 별도로 삼성의 CSR은 크게 ▶교육지원 ▶사회복지 ▶농촌지원 ▶환경보호 ▶기타 등 5개 부문에 나눠 실시되고 있다. 교육지원의 경우 2005년 이후 지금까지 빈민 지역에 140개 소(초등)학교를 세웠다. 사회복지를 위해 매년 1000만 위안(약 16억3000만원)을 들여 시각·청각·자폐 등 장애인을 돕고 있다.

장원기 중국 삼성 사장은 “중국 인민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CSR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기업사회책임발전지수’에서 중국 삼성은 중국 300대 기업 중 21위, 외자 기업으로는 1위를 각각 차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함께 움직이는 세상(携手共進的世界)’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교통안전 ▶환경보호 ▶인재육성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CSR을 실시 중이다. 자동차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가장 중시하는 게 중국의 선진 교통질서 정착이다. 이를 위해 매년 중국 내 6~10세 어린이 3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키즈오토파크를 올해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에 건립하기로 했다. 옌청에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다.

영화제 개최, 인재 양성 적극 지원

현대자동차는 또 2012년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공동으로 사회공헌 전문기금을 설립해 환경보호와 청년취업, 공청단 우수학생 한국 연수 등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에는 2017년까지 1억 위안이 투자된다. 이 밖에도 현대자동차는 2008~2012년 네이멍구(內蒙古) 사막 1500만 평에 나무와 풀을 심어 사막화 방지 활동을 펼쳤다.

CJ그룹은 문화 CSR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중 문화교류와 소년 꿈나무 육성, 지역사회 공헌 등 3개 영역으로 나눠 중국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중 특히 짝수 해에는 중국에서 한국 영화제를, 홀수 해에는 한국에서 중국 영화제를 각각 개최하고 있다. 이는 한·중 영화 발전은 물론 양국 문화 공감대 확대, 청년 감독과 배우 등 문화 인재 육성에도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CSR 대표 브랜드는 ‘아름다운 교실’이다. 2012년부터 중국 내 21개 지점 소재 지역의 초등학교나 중학교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학습기자재를 지원하고 승무원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승무원이 직접 강의한다. 지난 2년 동안 해마다 7개씩 모두 14개 학교와 결연했고, 올해 나머지 7개 학교와 결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LG그룹은 ‘중국 사랑(愛在中國)’이라는 기치 아래 환경보호와 빈곤 지역 학교를 돕는 ‘희망학교’ 활동을, POSCO는 2003년 이후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 우수 학생 855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중국 사회과학원 CSR지수 외자기업 평가에서 POSCO는 2012년 83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대한항공은 2008년부터 ‘애심계획(愛心計劃)’을 통해 중국 빈곤 지역 어린이들의 학습기자재를 지원하고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 373만㎡에 113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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