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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99.7%가 아웃소싱 … 그래도 문제 안 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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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애플·나이키·닌텐도는 문제가 안 되는데….”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노사팀장은 “고용공시제는 기업 현실과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미국에 공장도 없이 주요 부품을 한국과 대만에서 구입해 중국 공장에서 조립하고, 나이키는 전체 매출의 99.7%를 아웃소싱 해 수익을 낸다. 그런데 우리 기업들만 정규직·비정규직 고용현황만을 문제 삼는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일본의 닌텐도는 핵심 업무인 연구개발(R&D)까지 아웃소싱을 하고, 유니클로도 디자인과 봉제를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4위 의류업체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용공시제를 통해 정부가 기업들에 직접고용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이 제도를 유지하는 한 국민에게도 우리 기업들이 이기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 플랜트와 특수선 등 최근 일감이 급격히 늘어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통상 선박 한 척을 건조하기 위해선 200명이 필요하지만 해양 플랜트 같은 대규모 사업은 프로젝트당 2000명 정도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간접고용 인력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발표된 1만5000여 명의 숫자는 외주 인력”이라며 “포스코 입장에서는 간접고용이지만 해당 외주사에선 정규직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신일본제철은 외주 인력이 총 인력의 70%를 차지한다”며 업종 특성을 감안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랜드는 “외식사업부 매장이 600여 개라 아르바이트 직원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현예 기자

◆사내 외부 근로자=파견이나 용역, 하청업체에 고용된 근로자를 말한다. 임금은 해당 회사에서 받는다. 하지만 자기 회사가 아니라 대기업(원청)에 파견돼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기간제 근로자=일하는 기간이 정해진 계약직 근로자다. 2년 이상 일하면 정규직이 된다. 회사가 2년 뒤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해당 회사의 근로자 신분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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