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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산업재해의 예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산업재해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사회적 잠종이 울린지 이미 오래되었다. 산업이 다양해지고, 산업활동인구가 증가한다해서 그에 비례해서 재해자도 늘어나는 것을 결코 당연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최근의 노동청 자료에 의하더라도 지난 한햇동안 발생한 산업재해자는 모두 13만9천2백42명(그중 사망1천3백97명)으로 3백4억2천만원의 직접손실과 1천2백16억8천만원의 간접손실등 모두 1천5백21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으며 이로 인한 노동력 손실은 연2천1백80만여일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사업체마다 하루에 평균2.7건, 근로자22명중 1명꼴로 사고가 빈발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발생빈도에 있어 영국·미국·일본의 거의10배에 달하며「말레이지아」에 비해서도 5배가량 높은 실정이다.
특히 이같은 산재의 거의 전부라할 수 있는 99.8%가 능히 예방이 가능한 사고였다는 점은 근로자 자신은 물론 기업측이 모두 재해예방에 너무도 소홀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모든 작업장의 안전시설이나 의식수준이 산업의 변화, 발전에 뒤따르지 못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어 이제부터라도 근로자의 안전관리문제를 보다 성실한 각도에서 재점검, 획기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할때가 온 것이다.
안전에 관한 문제는 모든 분야에 걸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다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특히 산업부문에 있어서는 노동생산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노·사자신은 물론 감독기관으로서도 크게 반성하는 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더욱이 78년의 재해자중 39.4%가 안전작업미숙, 29.4%가 부주의, 11.4%가 안전시설미비등 거의 모두가 사고예방을 소홀히 한데서 기인했었다는 지적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그밖에 78년중의 재해로 인한 사망자를 분석할떄 몇가지 중요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전반적으로 7, 8월의 한여름철 발생율이 높았고, 중간규모의 사업장 보다는 소규모(종업원 1백여명이하)나 대규모(1천명이상)사업장에서 많았고, 1년미만의 미숙련공과 5년이상의 숙련공 희생이 두드러지며 요일별로는 주초(월·화요일)에, 시간별로는 하오 1시∼3시에서 가장 맣았고 학력은 낮을수록 사고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안전교육이 부실했음은 물론, 특히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한 긴장이완, 방심·피로등이 겹쳐 평소보다 더 안전의식이 소홀해지기 쉽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무더운 장마철과 여름에 평소 보다 각별한 안전의식의 고조를 강조하는 소이도 여기에 있다.
연평균 18∼19%씩 증가하고 있는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근로기준법상 안전관리규정을 독립시켜 특별법으로 제정한다든지, 전반적으로 안전교육에 관한 규정을 각업종별로 따로 마련한다든지 하는 제도적인 장치에 관해서는 여러차례 논의돼온바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상의 문제 이전에 작업환경을 각종사고로부터 보호하려는 사용자의 성의와 배려, 근로자의 각성, 감독기관의 더욱 철저한 관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도만으로 사고는 예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노동청은 위험사업장안의 산업안전표식 부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재해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음은 고도산업사회를 지향하는 우리로서 큰 수치로 알아야 한다.
안전관리의 투자는 곧 기업활동을 활성화하는 길임을 분명히 파악하고 사회전체 분야에서 보다 적극적인 연구와 노력이 있기를 기대한다. 흔히들 말하는「사고 천국」의 오명을 시급히 벗어나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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