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뛴 여자대회-세계여자농구 총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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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제8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은 공산권의 불참속에서도 비약적으로 발전한 서구「팀」들과 고전의 연속이었다. 즉 한국여자농구는 너무나 많은 취약점을 드러냈다. 『알찬 시설과 화려한 개·폐회식 등 국력신장은 크게 과시했으나 한국여자농구의 한계성이 드러났다』고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를 한마디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이 세찬 서구세의 도전속에 그래도 준우승이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76년「몬트리올·올림픽」대회 이후 계속 강행된 3년에 걸친 강화훈련에 힘입었다 하겠다.
결승「리그」에 오른 7개「팀」의 전력을 비교해 보면 한국은 중거리「슛」과 「어시스트」부문에선 뛰어나고 실책이 가장 적었다.
이는 어느「팀」보다도 훈련량이 많았음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우승한 미국은「슛」율에선 한국 (75%)보다 7%나 뒤진 68%를 기록하고 있으나 공격의 절대요건인 「리바운드」에서는「게임」당 33개로 한국(20·5개)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또 미국은 민첩성을 나타내는「인터셉트」부문에서도「게임」당 10·8개로 한국(7·5개)을 압도했으나 실책 부문에서「게임」당 20개로 한국 (12·3개)보다 뒤지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이 1개월 정도의 합숙훈련을 가졌다는 실정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잠재력을 실감할 수 있다.
따라서 우승한 미국은 물론「캐나다」·호주 등 장신들의 철벽수비와 공격은 세계여자농구가 남성화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어 한국 농구에 교훈을 주고있다.
80년「모스크바·올림픽」대회는 한국으로서 험난한 여정이 되고 있다. 우선 이에 앞서 5개 「팀」을 뽑는 예선전(80년5월·「불가리아」)에는 너무나 많은 강호들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캐나다」·호주 등 서울대회에서 대결한「팀」외에「체코」·「유고」·「불가리아」·중공·「쿠바」등 막강한 「팀」들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은 예선 통과도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다.
따라서 해외 전지훈련을 통한 장신대비와 남성화한 농구에 대한 연구로 구미「팀」과의 빈번한 접촉만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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