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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녹음 아쉬운 국산영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산영화의 동시녹음문제가 크게 논의되고 있다. 최근 들어 있었던 몇차례의 영화관계「세미나」에서 모두 이 동시녹음이 크게 거론, 이 문제가 국산영화의 발전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국산영화의 동시녹음은 최근 실질적으로 우리 나라 최초의 동시녹음영화라 할 수 있는 『율곡과 신사임당』이 완성, 지난 연말 대종상 특별상을 받음으로써 더욱 큰 관심을 갖게됐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제작된 동시녹음영화는 단 2편뿐이다. 60년대 초 김기영 감독이 제작한 『죽음의 상자』가 그중의 한편이다. 그러나 이것은 당시 미 공보원의 기재를 빌어 썼을 뿐 아니라 길이도 40분 정도의 불완전한 것이었다.
문공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 나라 20개 영화사가 보유하고있는 카메라는 70여대 가량. 이 가운데 90%가 40년대 독일에서 제작된 「아리후렉스」란 촬영기이며 우리 나라 문화·기록·극영화 및 뉴스의 90%를 이 촬영기로 제작하고있다.
우리 나라는 현재 무성시대의 방식으로 촬영한 뒤 뒤에 녹음을 하고있는데 이것도 연기자의 상당수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남의 목소리로 하게 마련이다.
이런 낙후성 때문에 우리 나라 영화는 외국영화제에서 번번이 실격당하고 만다.
내용이 지니고있는 예술성은 덮어두고라도 통시녹음이 아니기 때문에 예선에서 떨어지게 마련이다.
촬영기사 정일성씨는 『동시녹음이 아닌 영화에서는 생명감도, 리얼리티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당국이 입버릇처럼 외치는 국산영화의 진흥, 해외시장 진출, 해외영화제 출품 등은 동시녹음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동시녹음이 안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제작자들이 투자를 않기 때문이다. 동시녹음을 하려면 시설비룰 빼고도 보통영화 제작비의 3배정도 더 든다.
국내영화사 중 유일하게 동시녹음 촬영기를 갖고있는 회사는 『율곡…』을 제작한 우진영화사. 우진측은 국내영화사에서 나마 동시녹음영화에 더 큰 비중을 둔다면 우리 나라 동시녹음영화는 한결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정책의 배려를 아쉬워했다. <김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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