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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 많은 유리조형 분야, 미래 성장산업으로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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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면

남서울대 고성희 환경조형학과 교수가 교내에 있는 성암 유리현대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채원상 기자

남서울대(총장 공정자)가 국제 규모의 유리조형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유리조형 페스티벌은 지난 23일부터 나흘간 남서울대 조형학관과 유리스튜디오, 천안 성환이화시장에서 열렸다. 세계 유명 작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제작 시연을 했다. 고교생들도 유리공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유리조형 전문가인 고성희 남서울대 환경조형학과 교수를 만나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와 유리조형 분야 비전을 들었다.

-유리조형이란 무엇인가.

 “유리조형 표현기법엔 블로잉(Blowing)·램프워킹(Lampworking)·퓨징(Fusing)·슬럼핑(Slumping)·에칭(Etching)·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파트 드 베르(Pate de Verre) 같은 많은 종류가 있다. 이런 기법을 통해 장식유리·조형유리·기능유리·산업유리로 사용된다. 장식유리나 조형유리는 각종 접시·장식류·가구류 등 수많은 곳에 쓰인다. 이런 모든 것을 유리조형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유리조형 페스티벌을 연 계기는.

 “199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유리조형은 거의 전무했다. 유리 재료·도구·기자재·서적이 매우 열악했고 사람들의 인식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1997년 유리조형 학문을 만들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남서울대는 99년부터 16년간 해마다 국제 유리조형 페스티벌을 개최해 왔다. 유리조형연구소도 설립하면서 국내 학계와 업계에 인식을 넓히는 등 특성화된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세계적인 작가와 교류하며 우리나라의 유리조형을 널리 알리고 있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참여했다는데.

 “유충목·김준용 작가를 비롯해 개념 유리 분야의 대가인 독일 코브렌츠 교수와 옌스구젝, 기요시 마쓰무라 작가 등 39명의 국내외 유명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현대 유리조형의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 작가는 가마에서 뜨겁게 달궈진 유리에 파이프로 공기를 주입해 성형하는 기법의 블로잉을 시연했고, 옌스구젝은 유리와 다른 재료를 결합해 제작하는 혼합 매체를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진학을 앞둔 고교생들도 관심을 보였다는데.

 “대학 진학을 앞둔 천안 목천고·천안여고, 아산 정보디자인고 학생들과 지역 미술학원 원생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유리공예 체험을 통해 유리조형의 다양성을 배우고 취업·창업과 연계한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유리조형 수준은.

 “유리가 국가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체코 보헤미아·프라하, 미국 코닝,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 있는 스왈로브스키, 일본 오타루·도야마 지역은 유리 덕분에 대규모 고용 창출을 한 도시다. 수백 년 유리 역사를 갖고 있는 이탈리아·체코에선 뛰어난 기술과 다양한 재료, 수많은 장인, 상품·작품을 판매 및 전시하는 숱한 상점 등을 통해 유리 관련 직업이 창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에서 돌아온 작가들이 20여 년 전 본격적으로 유리공예를 시작했다. 짧은 역사지만 남서울대 환경조형학과는 유리 특성화 학과로 자리매김했다. 유리 작가·교수 등 유리조형 분야 직업세계도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지역 재래시장에 체험장을 조성한 이유는.

 “남서울대와 성환이화시장사업단·천안시가 성환이화시장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남서울대와 천안시가 낙후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협약을 맺어 시에선 체험장, 블로잉 장비, 램프워킹 장비를 지원했으며 대학에서는 일부 장비와 프로그램·인적자원을 제공했다. 성환이화시장사업단은 강사비·재료·연료비를 지원했다. 이를 토대로 성환이화시장 안에 유리체험장이 조성돼 지난 11일부터 운영되고 있다.”

-유리조형 비전은.

 “유리조형은 유리공예·유리건축·유리건자재·인테리어·조명·광학·생활용기 등 폭이 넓다. 사람의 각막처럼 투명한 유리는 안경·거울·자동차유리·창호같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고 있으나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한다. 유리 소재는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며 쓰임새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광물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많은 것이 유리 원료인 규사와 규석이다. 이들 광물은 우리나라 해변이나 바닷속에 무궁무진하다. 쓰임새가 많은 유리조형 분야는 미래 성장산업 요소를 충분히 갖고 있어 앞으로 국가 발전에 일조할 거라고 믿는다.”

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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