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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도두드려봐야"…원자로관리|고리사고 계기로본 안전도 정현식 <미「제너렬·에토믹」사연구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절대 안전하다고 알려진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미미한 정도이기는 하지만 또 사고(77년11월말 준공을 앞두고 시운전중 2차냉각회로의 복수기의 복빙관을 비롯해서 보조급수「펌프」에 고장이 생긴바 있다)를 일으켰다. 과연 우리네 원자력발전은 안전한가. 다음은 원자로안전계통을 전공한 재미과학자 정현식박사의 기고문이다.
원자력발전에는 어떠한 위험이 따르는가.
발전용 원자로내에는 수천개의 「히로시마」투하 폭탄에 해당하는 해물질이 있으나 폭파의 위험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원자탄은 거의 순수한 핵물질을 무조정분열반응(Uncontrolled Fission) 하는데에 비해 발전용 원자로에서는 저농도의 핵연료에서 조정반응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동력을 떼어내기 때문에 폭파의 위험은 없다.
원자력발전에 있어서 위험의 초점은 유해한 방사능 물질의 누출가능성이다.
이런 가능성은 원자로의 1차냉각관이 터졌을 경우 시작될수 있다. 냉각수를 잃음에 따라 원자로 핵심부가 과열되면 용암과 같은 덩어리가 되어 원자로의 두꺼운 철판과「콘크리트」봉쇄구조를 녹여서 뚫고 나올 수 있다.
이 불덩어리는 수년을 두고 커지면서 땅을 녹이고 들어가 어디서 정지할지 예측할수 없기 때문에 소위「중국공산당」이라 불린다.
이렇게 하여 결국 지하수를 막대한 방사능으로 오염하면 수천명의 사상자와 수십억「달러」의 손재를 초래할 우려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미원자력원은 원자로 건설 가동허가를 내어주는가. 그 이유는 앞에 지적한 위험이 전무하지는 않으나 그확률이 지극히 적기 때문이다.
현원자로의 안전장치를 볼 때 우선 파손확률이 극히 적은 1차냉각관이 터지더라도「응급핵심냉각장치」가 작용, 과열을 방지하도록 되어있다. 그것이 만약 실패할 경우에도 원자로 봉쇄구조에 의하여 방사능 누출이 방지되도록 이론적으로 설계되어있다.
하지만 그응급냉각장치의 충분성과 확실성이 직접 실험적으로 확인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근에 가장 주목을 끄는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미원자력원은 최근에 3백만「달러」를 들여 학계의 교수진으로 하여금 미국상용발전로의 위험에 관하여 조사연구를 시켰는데 그결과는 원자력발전의 위험확률이 일반사회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비교할때<별항>과 같다는 것이다.
이런 희박한 확률을 믿을 수 있으면 미국에서 원자력발전은 안전하다고 일단 결론 지을수 있겠으나 우리의 입장에서도 같은 결론을 적용할 수 있을까. <별항>에서 지적된 원자로 안전에 관한 조사평가는 소위「기술적 안정장비」를 올바로 이용하고 세세한 부분의「품질확인」을 시행하였을 때만이 해당하는 것이다.
이런 안전사항이 철저한 미원자력공업계임에도 불구하고 초창기에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로 원자로 가동이 정지되는 사고가 빈번하다.
최근에도 3대의 동형식 원자로의 냉각관에 금이 가서 방사능 냉각수가 새었기 때문에 21대의 비동수식 원자로에 운영정지의 명을 내리고 대대적으로 조사, 교정한 일이 있다.
원자력발전소내의 사고이외에도 크게 우려가 되는 것은 방사능물질의 운송·처분·보관의 문제다.
원자로에서는 매년 타고 남은 핵연료를 배출하는데 그속에는 고도의 방사능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그중에 있는「플루토늄」(Pu)은 또 핵연료나 폭탄으로 재사용될수 있는 귀중한 물질인 한편, 이것은 인간 역사상 처음 보는 유독물질로 알려져서「악마의 금속」이라기도하다.
단 몇g의 Pu만이 세상에 확산돼도 세계적으로 암사망의 파동을 일으킬뿐만아니라 그 반감주기가 천여년이 되기 때문에 한 번 오염되면 지구는 거의 영구히 버린다.
이런 위험 때문에 방사능 물질의 운반, 장기보관시의 노출사고, 공갈협박용 절도 등의 우려조차 심각히 연구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원자로제작회사·전기회사·정부원자력원, 또 환경보조단체등 각계각층에서 막대한 인원이 세세한 안전분석계산을 검토에 재검토하고 있을뿐아니라 정부는 안전기준준수를 계속 감시하고 있다.
또 원자력발전 총비용의 30%를 안전업무에 소비하고 있다.
우리도 미국회사에서 소위 일괄도입(Turn-Key Operation)형식으로 자동차 사오듯이 원자로를 들여오는데 그치지 말고 이것을 완전히 운영할 기술적인 능력을 갖추어야 하겠다.
◇1년동안의 미국 민간인 1인 사망 확률과 원인은
▲자동차사고=4천에 하나
▲익사(물에 빠져)=1만에 하나
▲의료 X레이로 생긴 암=10만에 하나
▲음식물로 목막혀 사망=10만에 하나
▲벼락사망=2백만에 하나
▲원자력사고=3억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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