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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徐교장 자살은 교장단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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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9일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徐承穆) 교장 자살사건의 원인을 徐교장의 사과를 막으려 한 교감과 지역교장단에게 돌리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는 '徐교장이 기간제 여교사에게 차 심부름 등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전교조로부터 서면 사과를 강요받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학교 측과 지역교육청 등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전교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충남 예산교육청과 지역 교장단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전교조가 보는 사건 원인=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이 벌어지기 이틀 전인 지난 2일 열린 교장단 회의의 억압적 분위기가 사건의 본질"이라며 "(여기서 徐교장이 받은)심적 부담과 절망감이 徐교장을 탈출구가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徐교장에 대한 전교조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이 지역 교장단 회의에서 교장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했고, 이런 과정에서 徐교장이 자살에 이를 만한 심한 고통을 겪었다는 게 전교조의 추론이다.

전교조는 이어 "불행한 죽음이 있기 전 열린 교장단 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분명히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전교조는 사건의 원인이라고 주장한 교장단 회의와 관련한 근거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언론 보도 비난=전교조는 일부 신문사의 보도에 대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성급하게 전교조를 진범으로 단정지었다"며 "이는 전교조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는 악의적인 의도"라고 규정했다.

전교조는 이어 "(이들 신문은)교장단의 비판적인 의견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반면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축소 보도해 언론의 공정성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은 반박=윤철중(尹喆重)예산교육장은 "전교조의 주장은 책임을 떠넘기려는 터무니없는 날조"라고 주장했다.

예산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교장단 회의에는 예산군 내 초.중학교장 36명이 참석했으며, 준비된 회의자료를 교장들에게 배포하고 천안초등학교 화재사건 이후의 학교 안전교육, 황사 발생시 관리 요령, 식중독 예방 등의 내용을 설명했다"는 내용이 담긴 회의자료를 공개했다.

신양초등학교 윤인국(62)교장 등 참석자들도 "보성초등학교 건은 이날 의제가 아니었으며 교장들은 이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홍준 기자, 예산=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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