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하는 시인대통령 「상고르」의 문학과 인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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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정희대통령 초청으로 4월22일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 「세네갈」대통령 「레오폴드·세다르·상고르」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을지 몰라도 그가 「유럽」시단을 주름잡는 대시인으로서 몇 차례에 걸쳐 「노벨」문학상후보에까지 올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는 60년8월 「세네갈」공화국 수립과 함께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도 『야상곡』 (61)『시집』(64)등을 출간하는가하면 시인으로서 국제시인대상, 「프랑스」한림원 금「메달」(63 ), 독일서적협회금「메달」(68)을 수상, <시인인 대통령>으로 보다는 오히려 <대통령인 시인>으로 불렸다.
철학자이며 언어학자이기도 한 그가 만들어낸 「프랑스」말 가운데 「네그리튀드」(Negritude)라는것이 있다. 곧 <흑인정신>이다. 그것은 정치가로서 시인으로서 평생 그를 지탱케 해준 핵심이다.
1906년 「세네갈」의「조알」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방면에 재능을 보이더니 1928년 「프랑스」정부 장학생으로 「파리」에 유학하면서 천재성을 발휘, 「소르본」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33년「아프리카」인으로는 최초로 대학교수자격을 획득했다.
「세네갈」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면서 은밀하게 시작을 해오던 그는 45년 종전과 함께 첫 시집 『어둠의 노래』를 출간하면서 재능있는 시인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상고르」시의 핵심은「네그리튀드」를 바탕으로 한 「아프리카」의 타고난 흑인춤과 노래의「리듬」이다. 다음과 같은 「상고르」자신의 말은 「상고르」의 시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시, 기도, 우주적인 힘과 신속에 깃들인 창조행위에 동화하는 능력, 바로 이것이 흑인의 가치와 표현력의 근원을 이룬다. 자연히 「이미지」는 겉에 드러난 모습을 초월하여 생각의 깊이속으로 뚫고 들어간다. 이것이「니그로·아프리카」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는 이제 73세의 고령이지만 바쁜 일과 중에도 틈틈이 시를 쓰고있다고 한다. 「루이·아라공」「생·존·페르스」「폴·루이·샤를·클로델」과 「상고르」의 이름을 나란히 놓고 있는 「프랑스」시단은 「프랑스」문학사의 거목으로서 서슴치 않고 「상고르」를 꼽는다.
우리 나라에서는 작년에 김화형교수(고려대·불문학) 번역으로 그의 시집 『검은 영혼의 춤』이 출간 (민음사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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