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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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독작가에 의한 체제비판작품이 서독에서 한꺼번에 두권이나 출간 서방문단을 흥분시키고 있다. 최근 서독에서 출판된 「슈테판·하임」(65)의 소설『콜린』과 「롤프·슈나이더」(46)의 소설 『11월』은 오랜만에 보는 동독작가의 체제비판문학이기 때문에 서방문단엔 「센세이셔널리즘」까지 겹쳐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에 소개된 이들 소설은 동독정권에대해 정면으로 도전한 작품이어서 작가자신의 신변이 우선적으로 우려된다. 이미 6개월 시한부로 해외여행에 나선「볼프·비르만」이 귀국불허 상태이며 서독으로 강제추방된 작가가 「로버트·하베만」으로부터 「라이너·쿤체」에 이르기까지 10여명, 그리고 「로버트·하베만」은 연금중이며「루돌프·바로」는 투옥중이기 때문이다.
이들 2권의 체제비판작품은 사회주의내의 인도문제를 주제로 한데다가 높은 문학성까지 지녀 출판되자마자 문제작으로 취급되기에 충분했다.
동독의 「탬니츠」출신의 이두작가가 쓴 이소설들은 작품속의 주인공으로 똑같이 작가를 내세웠다는게 우연하게 공통된다.
『11월』은 여류시인 「나타샤· 보다코프」가 당국에 의해 추방된후 해외로 유랑하는 정신적 「집시」생활을추 구했으며『콜린』은 「콜린」 자신이 주인공인 작가로 등장, 기관원인 「우락」과의 정신적인 대결을 주제로 한다.
두 작품가운데 보다 높은관심의 것은 「하임」의『콜린』 이다.
이 작품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것은 작가 「하임」이 주인공 「콜린」의 입을 통해 권좌에 대한 비판, 또는 노동자계급을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이같은 「콜린」 앞에 『모든것은 힘으로 통한다』고 믿는 「우락」이 나타남으로써 작품이 끝까지 평행선을 긋는것도 물론이다.
결국 병실에서 만난 두사람, 주인공 「콜린」은 정신적 안주를 찾지만 「우락」은 방황의 길로 헤맨다는「플로트」전개가 특이롭다.「하임」은 예술과 정치의 양립이 불가능하다고 믿기때문에 사회주의자면서도 당적없는 사회주의자-. 『X일』 『6월의5일간』 『불타는붓』등 그동안의 작품이 동독에선 찾을수 없다는 점으로 그의 비판정신은 높이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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