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향의 새 악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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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 1월에 처음으로 미국순회연주여행길에 오른 한국국립교향악단의 단원들은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새 악기들을 사들였다.
그중에서 제일 돈이 많이 든것은 아마도 「바이얼린」이었을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비싼 「바이얼린」은 「다비드·오이스트라흐」가 갖고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것이 바로 「스트라디바리우스」 현재 남아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약 5백개.
「스트라디바리우스」에 못지않은 명기로는 「아마티우스」「과르네리우스」…. 모두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천만원씩 하는 악기다.
이런 명기들이 좋은 소리를 내는 비밀은 아직도 밝혀 내지 못하고 있다.
한때는 「니스」 탓이라 여겨졌었다. 결국 17세기 「이탈리아」악기장들의 완벽한 솜씨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명기라해도 손에 익혀야한다. 「메뉴인」이나 「오이스트라흐」도 새 「바이얼린」으로 연주하기 전까지는 몇달이 걸린다.
국향의 「바이얼린」주자들이 산「바이얼린」은 4, 5천「달러」짜리라고 한다.
아무리 악기가 좋아졌다해도 손에 익힐 여유도 없이 바로 연주여행길에 올랐다면 좀 무리있을것이다.
그래도 40여일후 돌아오는길에 일본에서 연주 할 때까지에는 상당히 악기를 익힌 모양이다.
『…높은 음역의 「폴테」에서도 예리하고 금속적인 경관의 음색이되지 않는다. 전체의 음「밸런스」도 그나름대로 균형잡혀 있다. 부드럽고 따스한 음을 간직한 그나라의 옛 백자의 명품이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듯한 안심과 한가닥의 고적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조일신문은 평했다. 그게 한국적인 「오키스트리」독특의 음색탓이었는지, 아니면 새 악기탓이었는지는 좀 두고봐야 할것이다. 그렇지만 초행길에 별로 망신을 당하지 않고 오히려 예상이상의 호평을 받아가며 순회연주를 끝냈다는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하나 둘씩 배출해냈다.
그러나 그 전부가 음악수업을 해외에서 마쳤다. 순전히 국내에서 자란 「오키스트러」전체가 해외에나 간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미 「오키스트러」의 악기들은 하나에 1만「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다음에 우리도 그만큼 비싼 악기를 살 수 있게 된다면 한국의 「오키스트리」의 소리도 더욱 좋아질게 틀림이 없다. 사족이지만 「오이스트라흐」의「스트라디바리우스」는 정부대여다. 우리에게도 그런 제도가 마련되면 좋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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