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탁구」앞두고 짚어 본 남북 전력|여자 우세, 남자는 다소 열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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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4월25일부터 5월6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35의 세계탁구 선수권 대회가 한국 선수단의 입북 여부와 아울러「빅·이벤트」로 등장하고 있다. 평양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남북한 탁구의 전력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은 큰 관심사가 된다.
한국 탁구는 여자의 경우 지난 73년「유고」「사라예보」대회(제32회)에서 사상 최초로 세계를 제패한 것을 비롯하여 77년 영국「버밍검」에서의 제34회 세계 선수권 대회와 74년「테헤란」「아시아」경기 대회에서 북한을 단체전에서 잇따라 제압, 실력의 우위를 확실히 입증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작년「방콕」「아시아」경기 대회에는 한국과의 재대결을 의식하여 아주 여자「팀」의 출전을 포기했다.
세계 무대를 풍미한 이에리사와 정현숙이 은퇴, 대폭적인 신진 대사를 이룬 사실을 알고도 북한 여자탁구가 작년「방콕·아시아」경기 대회에 불참한 것은 국제 탁구 관계자들을 의아스럽게 할 정도였다.
북한은 75년과 77년의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여자 개인 단식의 우승을 차지한 박영순이라는 발군의「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박영순도 이제는 절정기를 넘어섰고, 함께 대표「그룹」을 이루는 박영옥·김창애·이성숙 등은 과거 한국의 이에리사·정현숙의 원숙한 기량에는 현저히 뒤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현역 대표인 이기원·정경자·이수자 등 신진들의 패기찬 전진속공「플레이」에도 적수가 되지 못하다는 것이 대한 탁구협회 천영석 전무이사의 분석이다.
여자 탁구의 단체전은 각「팀」의「엔트리」가 4명으로 되어 있어(남자는 5명)한국이 제각기 특출한 개성을 지닌 고른 실력의 선수가 많은데 비해 북한은 박영순 한 선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실로 볼 때 한국의 우세는 확실해지는 것이다.
한편 남자 탁구의 경우는 지난「방콕」「아시아」경기 대회 때 북한이 단체 3위, 한국이 5위를 각각「마크」한 사실이 보여주듯 북한측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조용호·윤철·홍철 등이 주축이 된 북한 남자탁구는「방콕」대회 때 세계 최강인 중공과도 상당히 접전했는가 하면 역시 작년「콸라룸푸르」의 AAU대회 때는 일본대표 2진을 5-0으로 완파, 중공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완·조동원·손성순·유시흥·박이희 등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탁구는 노련미에서 아무래도 이들 북한 선수들에게 다소 열세에 놓여있음을 부인키 어려운 것이다.
결국 한국은 여자의 경우 70년대 들어 계속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남자의 경우엔 신진선수들이 북한의 노련미를 아직 까진 추격하고 있는 상태라 하겠다. <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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