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중의 경제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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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 경기가 어떻게 될것인가를 모두가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전망을 말하기는 어렵다.
시장경제의 원리를 창달시켜 나가겠다는 경제정책으로 말미암아 물가현실화작업이 과감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의 통화적측면에서의 억압을 주무기로하는 안정화시책으로 경제기조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있기 때문이다.
그위에 투기억제 시책으로 건축경기가 침체되고 있으며 국내외여건의 급변으로 증시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또 중동사태의 변화로 원유가격이 올라갈 정세이고, 그 뒤에 또다른 자원파동의 소지가 축적될 공산이 짙다.
이들 내외여건이 어떻게 국내경기에 반사될 것인지는 지금으로서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다만 1월중의 국내주요경제지표는여전히 상향성안정세를 가리키고 있다. 내용적으로 보면 경제의 흐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듯한 경향이 짙어 정책적으로 깊이 유의해야할것이다.
우선 수출증가율이 전년동기에 비해 8.7%밖에 늘어나지 않은 반면 수입증가율은 38.1%에 이르고 있음은 결코 안역하게 평가할 일이 못된다. 78년의 무역수지가 예상밖으로 적자폭을 확대시킨 사실을 고려한다면, 수출부진 수입확대현상를 결코 일시적인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원래 국내물가상숭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러한 무역수지역조폭은 늘어나게 되어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에도 불구하고 수입확대로 국내물가를 안정시켜야 하겠다는 정책을 밀고나가는것은 근시안적인 것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재정흑자 세출억제등 다른 방법이 고려되어야할 이유가 바로 국제수지의 천장문제임을 깊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통화공급 추이에 구조적으로 비정상과계가 나타나고 있음도 깊이 생각해야한다.총통화 32.1%, 통화21%, 국내여신 43%, 화폐발행51.2%의 증가는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다.이러한 왜곡된 관계는 사실상 억압된 통화관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큰 모순을 축적시키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들 주요통화지표사이의 관계가 정상화되면서도 안정적으로 통화가 공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부자연스런 통화관리방식을 시급히 개선해나가야 할것이다. 본난이 누누이 주장한바 있듯이 통대량이나 물가는 제정책의 종합적결과로 증가하거나 상승하는 것이므로 인과관계를 혼동해서는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여지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제정책의「콘서트」효과를 다시 한번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모든 정책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물가안정엔 시간이 필요할 뿐만아니라 그것이 결코 부담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점에 관한한 정부·기업, 그리고 소비자등 경제주체들이 아직도 인식부족임은 유감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안정화시책이 추진됨과 동시에 물가가 안정되리라고 성급하게 기대하는 것은 적어도 경제에 관한한 있을수 없다. 마찬가지로 상당한 부담을 각오하지 않고서 안정을 기대하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
하고자 하는 계획사업을 다하면서 안정은 안정대로 추구한다는 것은 정책론리에 맞지 않는다.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유효수요를 창조해 놓고 안정을 기하라고 하는것도 경제론리에 맞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이미 축적된 금융자산의 가치잠식 방지하려고 왕성한 소비를 하는 소비자층이 두터운 한 안정의 기반은 구축될 수가 없다.
재정지출을 억제하고 기업투자를 자제하며, 중간상인및 소비자의 상품투기현상을 억제하도록 유도할 종합시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시장기능의 창달을 위한 여건은 조성될 수가 없다.
국제경제환경이 원유가격정세때문에 악화되고 있는이상 국내적안정은 한발 더 서둘러야하는 것이며 지금처럼 정책체계가 산만해가지고서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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