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체 백병원의 꿈이결실|의료계 협조쇄도…올부터 신인생모집|매머드부속병원 곧 개원|의료취약지 부산에 새인술센터 인제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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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갑자기 일고있는 의과대학설립「붐」에 대해 의료계에는 긍정과 부정의 양론이 분분한데 지난 1월 정식으로 설립인가를 받은 인제의과대학의 경우 그 모체가 되는 백병원의 기구한(?) 발자취때문인지 의료계의 열렬한 성원을 받고있어 화제다.
이미 내과학계의 원로인 전종휘박사(전「가톨릭」의대교수)가 인제의대설립에 참여, 초대학장에 임명되었고 이밖에 많은 중진교수들이 참여할 뜻을 비치는가 하면 지난 5일 첫 신입생 모집때는 7.4대1이라는 치열한 입시경쟁률(후기대에서 가장 높음)을 보이기도.
□…l941년1월 설립된 백병원은 우리나라최초의 공익법인병원이라는 점으로도 유명하지만 설립자인 백린제박사의 명성때문에 더욱 유명하다. 한국인으로서는 임상교수 되는것이 거의 불가능했던 왜정치하에서 30년 한국인 최초로 경성의학전문학교(서울의대전신) 외과주임교수가 되었던 백박사는 우리나라에 미국의「메이오·클리닉」같은 의학교육의 요람을 세우는 것이 평생소원이라고 했는데 6·25때 납북되고 말았다.
□…그후 주인을 잃은 백병원을 재건하기 위해 51년 백박사의 동서이자 제자인 김희규박사가 중심이 되어 안간힘을 썼으나 백병원은 쇠퇴일로.
계속되는 적자로 빚에 쪼들리자 백병원의 운영권을 영락교회로 넘기자느니,「가톨릭」의대에 맡기자느니 이사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던 62년 2월 백박사의 친조카인 백낙환박사(53·현백중앙의료원윈장)가 3代원장으로 취임.
몇차례의 위험한 고비를 넘기는 우여곡절 끝에 72년3월에는 1백50병상16개 진료과를 신설, 종합병원으로 탈바꿈했고 75년5월 3백50병상규모로 성장, 현재 4백50병상규모로 확장했는가하면 1월28일 백중앙의료원을 발족하고 3월에 인제의대(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소제) 개교에 이어 5월에는 부산최대인 5백병상규모의 인제의대부속 부산백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의료계가 백병원의 인제의대설립을 성원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 의료계의 선각자인 백린제박사의 꿈을 실현시킨 후계자들(조카인 백낙환박사와 장남인 백낙조이사장)의 끈질긴 집념과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우애를 높이 평가한 때문인 것 같다.
또 인구 및 경제구조로 보아 의료취약지역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산지역을 입지선정한 백병원의 배려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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