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안전「벨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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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제임즈·딘」의 신화는 아직도 미국의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유없는 반항』으로 가득찬, 그가 마음껏 젊음을 연소시키다가 간 그의「이미지」가 너무나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자이언트』의 완성을 며칠 앞두고 애용하던「스포츠·카」인「포루셰」를 타고 전속으로 달리다 옆길에서 튀어나온 딴차와 격돌,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것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인생의 허망함을 그대로 입증한 것과도 같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없이 아름다운 청춘의 상징처럼 보여지는 것인가 보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그러나 그때 어느 신문은「자살적」이라는 평을 했다. 그가 안전「벨트」조차 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안전「벨트」는 이를테면 삶을 죽음으로부터 가로막는 담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안전 「벨트」를 매지 않았다는 것은 죽음을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딘」이 죽은 1955년 이후 미국에서는 안전「벨트」 단속이 매우 심해졌다. 요새는 누구나 차에 타기가 무섭게 안전「벨트」를 매도록 되어있다.
그렇찮으면 요란하게 자동경보장치가 울린다. 아예 「벨트」를 매기전에는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도 있다.
고속「버스」의 경우는 전승객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발차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나라도 많다.
지난 10일 고속도로상에서 있었던 사고에서 「버스」승객 45명중 11명이 숨지고 2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그중에서 상처하나 입지 않은 승객이 하나 있었다. 그는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이중으로 운이 좋았다. 그의 좌석에는 안전「벨트」가 제대로 붙어있었던 것이다. 「벨트」를 매려해도 장치가 없었거나 있어도 귀찮아서 매지 못한 승객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지난 70년 8월에도 추풍령에서 고속「버스」가 굴러 떨어지는 참사가 있었다. 그때 「버스」에는 안전「벨트」장치가 없었다.
그후 모든 고속「버스」가 안전「벨트」를 달도록 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킨 「버스」는 드물었다.
물론 승객쪽의 잘못도 있다. 지난 76년 5월에도 양산에서 승객 48명이 죽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은 참사가 있었다.
그때에도 안전「벨트」를 착용한 승객은 거의 없었다.
앞으론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든 차량이 안전「벨트」시설을 갖추도록 다시 강력히 규제한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번에도 건성으로 끝나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안전「벨트」에 대한 승객자신의 인식을 높이는 일에도 뒤따라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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