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외국 구호 단체가 많다|13국 91개 단체 중 실적 없는 것도 1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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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실한 외국 구호 (외원) 단체가 많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각종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외원 단체는 13개국 91개 단체이며 77년 이후 이중 10개 단체의 지원 실적이 거의 없었고 3개 단체는 전혀 구호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보사부에 따르면 한국전쟁 종전 2년 후인 55년부터 등록을 시작, 23년 동안 모두 1백7개의 외국 구호 단체가 등록했으나 이중 l6개 단체는 70년대에 들어 원조의 필요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자진 철수했으며 구호 단체들이 해마다 들여오는 외화는 3천여만「달러」 (1백50여억원)로 이중 40%는 한국에 와 있는 외국 구호 단체 직원의 급료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더구나 미국·독일·영국·이탈리아 등 13개국에서 온 국내 구호 단체들은 2백70여만명의 본국 「스폰서」들에게 한국전쟁의 비참한 모습을 담은 「팸플릿」을 아직까지 돌리며 모금을 호소, 최소 5「달러」에서 15「달러」씩 기부금을 받고 있어 한국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또 외원 단체 1개소에 직원수는 최소 1, 2명에서 30∼40명으로 외국인 가족만도 2천5백명이나 돼 77년 한햇동안 외원 금액 (현금) 3천11만8천「달러」 (1백50억5천9백만원) 중 40%가 이들의 인건비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나 실제 도움은 그만큼 적었다.
이에 대해 한국 사회 복지 협의회 등 관계 전문가들은 한국에 와 있는 구호 단체들의 모금 방법이 한국전쟁 직후와 달라진 것이 없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인상을 흐리게 할 우려가 있고 들여온 구호 자금의 절반이 인건비로 쓰여지는 등 구호 실효도 적다는 점을 들어 정부 기관이나 국내 독지가들이 이들 단체의 활동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사회 복지 협의회에 따르면 태국이나 대만 등에서는 외국 구호 단체가 가져온 구호금을 정부에서 받아 나눠주며 이들 단체들이 직접 구호 활동을 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구호 단체들이 들여온 외원 (현금·물자)은 76년 3천2백45만6천「달러」 (현금 2천7백49만8천 달러), 77년 3천5백72만4천「달러」 (현금 3천11만8천 달러)이며 78년도 77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구호 단체들은 후생 사업 (25%) 보건 사업 (18%) 교육 문화 사업 (14%) 영세민 구호 사업 (11%) 지역 개발 사업 (6%) 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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