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 쇠망치로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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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읍=모보일 기자】 전북 정읍경찰서는 29일 빚돈을 갚기 위해 한가족 3명을 차례로 쇠망치로 때려 숨지게 한 김용진(31·절도전과 2범·전북 정읍군 태인면 태창리 용신부락)을 강도·살인혐의로 구속했다. 김은 23일 하오 8시10분쯤 같은 마을 시태현씨(58)의 부인 박평순씨(46)와 박씨의 조카 손영자씨(28)·손씨의 아들 배미진군(5) 등 3명을 마을에서 3백m쯤 떨어진 태인천 변으로 유인, 쇠망치로 차례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뒤 개천바닥에 구덩이를 파고 시체를 묻은 혐의다.
경찰은 25일 상오 시씨로부터 이들 3명이 23일 하오 6시쯤 이 마을 이장 김종원씨(41) 집에 송아지 출산 장려금을 신청하러 간 뒤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사고 당일 범인 김이 이들을 만나기로 했었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라 김을 추궁, 26일 밤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김은 집을 지으면서 2백여만원의 빚에 시달리게되자 비육우 40마리를 사육하는 같은 마을 시씨가 소 판 돈을 가졌을 것으로 보고 범행을 결심, 23일 시씨 집에 들러 과거 시씨에게 2만원을 빈 김모씨(38·서울거주)로부터 돈을 받아주겠다며 박씨에게 이날 하오 7시 태인천으로 나오라고 유인, 범행했다.
경찰은 27일 상오 10시30분쯤 김을 데리고 태인천 변에 나가 이들 3명의 시체를 모두 파냈다.
범행 후 김은 이들의 시체를 구덩이에 파묻고 집으로 돌아가 지내다 25일 하오8시쯤 돈을 훔치기 위해 자씨 마저 살해하기로 하고 자씨를 불러냈으나 자씨가 큰 「셰퍼드」를 데리고 나오는 바람에 범행을 포기했다.
숨진 박씨는 결혼 당시 끼니를 잇기 어려웠으나 억척같이 일해 억대의 재산을 모아 3년 전에 빌려준 2만원을 받아준다는 꾐에 넘어가 참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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