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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국가대표 배구 명세터 김호철 선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보다 열심히 해야죠. 그래서 12월의 「모스크바·올림픽」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올해의 꿈입니다.』
1백76cm의 단신(국가대표 배구선수로서는 최단신)이지만 타고난 재질을 바탕으로 한국남자배구의 주춧돌 노릇을 하고있는 「세터」 김호철(육군통신학교)의 각오다.
4개 실업「팀」(육군·종합화학·금성·한국전력)이라는 양적 빈곤속에서 세계4위(「이탈리아」세계선수권대회) 와 「아시아」 정상(「방콕·아시아」경기대회)의 결실을 맺은 한국남자배구를 놓고 전문가들은 김호철을 제1의 주역으로 꼽는다.
75년 「멜번」「아시아」선수권대회 때 처음 국가대표로 뽑혀 77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첫선을 보인 김호철은 작년의 세계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했고 「아시아」경기대회서는 그의 「테크닉」이 절저에 달한 느낌이다.
공격할 때 「볼」의 방향을 전혀 예측치 못하게 한다든가 2단 공격을 혼용하는 「점프·토스」, 그리고 정확한 속공「토스」 및 「백·토스」 등-「이탈리아」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던 외국 감독들은 그를 「볼」의 마술사라고 불렀고 특히 일본의 「나까무라」(중촌)감독은 신기라고까지 극찬했다.
대회가 끝난 뒤엔 「아르헨티나」와 「유럽」의 많은 감독이 자기나라 국가대표「팀」의 「세터」지도를 요청했었다는 후일담도 있다.
김호철의 이러한 재치는 선천적인데 있다고 국가대표 박진관 감독은 말한다. 그런데다 「코트」에서 쓰러지더라도 뛰는 감투정신과 무서운 승부정신, 완벽에 가까운 기초체력이 그의 무기다.
이 기초체력이 있어서 그는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예측불허의 2단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95cm의 「서전트·점프」(그 자리에서 뛰는 것)를 할 수 있고 1백m를 11초7에 주파하기도 하는 것이다.
또 그는 「점프」가 강하기 때문에 장신의 「오픈」공격엔 「블로킹」도 서슴없이 한다. 단지 장신의 「속공」엔 어쩔 수 없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올해 그는 23세. 선수로는 한창의 나이라 기량의 완숙과 함께 한국남자배구의 대들보가 되리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는 한층 크다.

<끝>【이종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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