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충무공일대기를 천 3 백장 장시로 엮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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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초 1천3백24장째 마지막 원고지의 칸을 메우고 나서 시인 김성영씨(32)는 한동한 무념무상의 허탈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했다.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일대기를 시로 쓴 『백의종군』. 우선 양적으로 한국문학사상 최장의 서사시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김씨는「데뷔」(72년) 하기전 습작시절부더 꼭 이작업을 해내리라 마음먹었었다. 본격적으로 착수한것은 「데뷔」이듬해인 73년부터였다. 그동안 임신왜란의 격전지인 한산도와 충무공의 출생지인 아산을 답사하기 10여차례. 「밀턴」의 『실락원』,「단테」의『신곡』 등 서양고전과 유성룡의『징비녹』. 『손자병법』 등 30여종을 읽어참고로 하고 75년부터 집필을 시작했다.
따라서 이 시는 단순한 충무공의 아니라 임신왜란 7년전쟁을 배경으로 수난의 우리역사를 운문화하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했다. 또 시의 형식을 현사시로 택한 것은 자유시형식으로는 긴박감을 주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힌글이 서사시를 쓰기에는 율격과「리듬」등에 있어서 문제가 많은 언어라는 점. 그러나 이 문제를 하나하나 극복하면서 「일생을 두고 퇴고하고 보완해서 부끄럽지않은 대작으로 남기겠다』고 의욕을 펴보였다.
이 작품에 몰두하느라고 작년가을 다니던 직장(출판사)도 그만둬야 했고 자연 집안살림에도 등한하게 되었으나 지난 겨울동안 하루 평균 30∼50장을 써 마침내 완성할수 있었다고.
▲47년 경북안동출생▲「베리안」「크라스천」신학교수료▲72년「현대문학」을통해「데뷔」▲77년 제1회「흙의문학상」수상▲「반시」동인▲시집『흙』등.
글 정규웅기자 사진 양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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