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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화한 주식」만 사선 돈못벌어|경영방침등 기업의 자세 고려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주식투자야말로 「부르좌」에의 최단 거리라고 믿었던 투자가에게, 올해는 기대에 어긋나는 항해였다. 잘못 짚었다고 말을 바꾸어도 그만이다.
정부의 물가대책이 물가를 잡았다기보다 경기 그 자체를 잡아버리는 졸작이었듯이 증권시장관리에 있어서도 투자가의「데모」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거기에 맞추어 회복책을 쓰는등 후수로 시종했다.
어떻든 증권시장은 세제「쇼크」마저 겹치는 내우외환의 격동기, 투자자금은 비겁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겁에 질려 시장에서 기대하는 만큼 사질 않았다. 「아파트」도 안돼, 도지도 안돼, 주식밖에 살것이 없다고 한때는 생각됐는데 지금은 집도 안팔려, 땅도 안팔려, 팔것이라곤 주식뿐인 상태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그래선지 재무부는 앞으로 배당위주의 장기투자가를 적극 육성한다고 장담하며 투신의 증자재원도 성장주 보다 저가안전주 위주로 운용할 뜻을 굳혀 연말을 앞두고는 한시대전의 투자 척도였던 채산성 증시의 채권적 발상으로 투자하는 경향마저 현저해졌다.
다시말하면 「주식의 채권화」현상-마치 현재의 한국경제 내지 산업계가 지난날의 고성장체질에서 저성장체질로 구조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 같은 인식을 그같은 현상에서 읽을 수 있는데 과연 지금이 성장주이론의 반성기라고 할정도로 한국경제가 저성장경제로 전환을 재촉받고 있는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79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안정기소의 정착에 두고 새해 경제성장득표를 9%로 낮추었다고 하지만 그 9%의 성장율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경제의 고속화가 계속되며 고성장 체질을 여전히 우리경제가 고수하고 있음을 말한다.
고도경제성장시대의 경제사회상황은 변덕스럽게 마련이다. 기업의 성쇠, 부침이 심해 현재 업종이 좋은 기업에 장기투자 해두면 안전하다는 보증은 바람직한 영감의 다짐만큼이나 미덥지가 않다.
채산성투자 배당수입으로 오늘의 맹렬한 「인플레」를 어떻게 「커버」할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기업의 정체라든가 경영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결국 하락한 만큼 확실하게 손해본다.
성장주에 대한 장기투자라면 몰라도 배당수익율을 투자척도로 하는 장기투자나 채산성 투자는 경제·사업·기업의 모든 것이 안정·불변·정태적이라는 조건에서 비로소 적절한 투자방법임을 알아야 하며 그렇지 않고 우리경제가 고도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한은 내년에도 성장주이론에 따라 고주가라도 발군의 성장을 거듭하는 업종 또는 기업에 투자하는 용기를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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