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 몰리는 불우이웃돕기 온정|"1년내내 나눠 베풀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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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크리스머스」·연말연시가 다가오자 곳곳에서「자선모임」「불우이웃돕기운동」이 부쩍 많아졌다. 국민교 어린이들의 저금통 깨기에서부터 학생들의 자선모금, 그리고 직장인들과 각 여성단체·주부들의 이웃돕기「바자」등 12월들어 바쁘게 움직이는 이런 모임들이 단지 이렇게 연말년시에만 「연례행사」처럼 쏟아진다는데 대해 반성의 소리가 높다.
특히 이러한 자선행사를 받고있는 쪽-복지시설·고아원·사회단체-들에선 『1년에 한번 몰려서 쏟아지는 것을 지양했으면 좋겠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12월들어 특히 서울 근교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자리잡은 고아원·양로원에는 불우이웃돕기 위문단들이 줄을 잇는다. 떡이나 라면·과실등을 들고와서 함께 노래도 부르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어떤 고아원에는 하루 5∼6차례씩 위문단을 맞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일시적인 위문행사는 받는 쪽에서 때로는 오히려 부담이 되고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없지 않다. 1년내내 잠잠하다가 갑자기 12월 중순부터 하루 몇 차례씩 떡·과자를 먹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가 특히 어린이나 노인들에겐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12월만 되면 아이들이 배탈이 나서 큰 곤란을 당한다는 고아원들이 많다. 더우기 연말연시 위문단들은 각기 그들의 정성으로 보는 앞에서 위문품 전달하려고 하기 때문에 음식은 즉석에서 먹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려니 하루 몇차례씩 불규칙하게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게 됨은 물론, 그냥 한번의 도움으로 그치는 행사처럼 되고 만다.
도움을 주려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기 위해 청소도 하고 옷도 갈아입고 여흥준비까지 하지 않을수 없어 또 이런 준비가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힘겹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런 도움을 좀더 따뜻하게, 그리고 받는 쪽에 도움이 되도록 「연중의 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담당자들은 입을 모은다.
『1년 내내 꾸준히 불우이웃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자활하도록 보살피는 일이 우선돼야 합니다.』 사회사업가 김언호씨(「홀트」기획총무실장)는 요즘의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운동이 계속적 봉사의 계기가 돼 자매결연이나 꾸준한 사업으로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주부들끼리 이왕 연말에 돕기운동을 편다면 내년 1년동안 봉사활동할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값진 봉사가 될 것이다.
고아원이나 빈곤 가정어린이들에게 한달에 3천∼5천원씩 보탬을 주는 자매결연이나 어느 한 사회시설을 찾아 매달 한번씩 나가 노력 봉사를 해주는 일등 오직「계속적인 도움」 만이 불우환경을 예방하는 길이라고 말하는 서울YWCA 총무 김형씨는 『특히 주부들의 따뜻한 손길이 계속되는 돕기운동이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각 사회사업단체에는 『고아원을 소개해달라』는 주부들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교통이 편리하고 가까운 곳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좀더 멀리 외따로 떨어진 곳을 찾아가려는 정성이 아쉽다고 담당자들은 덧붙인다.
더우기 전국에서 계속적인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어린이·노약자가 수없이 많은 현실에선 이런 일시적 「연례행사」같은 돕기운동보다는 「1년치 보조금」과 같은 좀더 폭넓고 장기적인 이웃돕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자매결연등 장기봉사를 알선해주는 서울의 사회사업체들은 다음과 같다.
▲구세군대한본영 (75-6986) ▲기독교아동복리회 (777-9121) ▲대한성결교회 사회사업유지재단(777-5093) ▲부녀보호사업 전국연합회 (712-0713) ▲한국봉사회 (778-5063) ▲한국사회사업시설연합회 (712-0708) ▲한국선명회 (63-0072) ▲한국시각장애자 복지회(712-1013) ▲한국어린이집협회 (712-2457) ▲한국성인복지시설협회 (712-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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