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요사|고부간에 싸우다 불지른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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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4일 하오4시쯤 서울 도봉구 미아2동 791의 2981 정봉출씨(63)집에서 불이나 정씨의 부인 김순희씨(58)와 며느리 이희자씨(25)·손자 성룡군(1) 등 3명이 불에 타 숨지고 25평짜리 목조건물이 모두 탔다.
불을 처음 본 이웃 박계순양(16·수유여중 3년)에 따르면 정씨집 뒤쪽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며 삽시간에 불이 온 집으로 번졌다.
화재원인을 수사중인 경찰은 집안의 전기 「퓨즈」와 배선에 이상이 없고 두 군데의 연탄아궁이에서도 불이 일어나지 않은점 등으로 미뤄 일단 방화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그 이유로 ▲며느리 이씨와 시어머니 김씨가 평소 불화로 자주 다투었고 ▲마루에 석유곤로가 팽개쳐져 있었으며 ▲불이 나기 1시간쯤 전에 며느리 이씨가 인근 구멍가게 고향상회(주인 최일순·40)에 찾아가 『더 이상 살맛이 없다』고 말한 점을 들고있다.
경찰은 불이 난 곳이 마루인 점으로 보아 이씨가 마루에 석유를 뿌리고 자살을 기도하자 시어머니 김씨가 이를 말리려다 함께 타 숨지고 성룡군도 빠져나오지 못한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났을때 정씨집에는 김씨등 가족3명만 있었다.
정씨집은 산등성이 좁은 골목에 있어 소방차가 들어가지 못하고 인근주민들이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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