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부합창단」첫 발표회|다정한 20쌍이 화음을 자랑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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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30, 40대의 부부 20여「커플」로 구성된 이색적인 모임인 「서울부부합창단」이 창단 3년만에 첫 발표회를 7일하오7시 서울YWCA대강당에서 갖는다.
원폭피해자를 위한 자선음악회인 이번 연주회에서 노래할 곡목은 김동진의 『진달래꽃』등 우리가곡·성가·흑인영가·「크리스머스·캐럴」등 29곡. 그 중에는 이들 단원들의 자녀 25명이 엄마아빠와 함께 노래하는 『오빠생각』 『호산나』 2곡도 들어있으며 「소프라노」 황영금씨가 찬조출연 한다.
이들 부부들이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75년 10월30일. 현재 이 합창단의 운영이사회 이사장직을 맡고있는 신상철(의사), 황영선(회사원)씨등이 주동이 되었다. 「아마추어」성악가로 함께 한국남성합창단의 창단「멤버」이기도 한 이들은 그 해 10월초 우연히 한 음악회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합창을 하는데 아내들도 끼워주자고 합의를 했다.
『7쌍의 부부로 시작하여 처음에는 한달에 2번씩 YWCA에서 모여 함께 저녁을 먹고 노래를 했읍니다. 안사람들간의 인기가 높아져 몇 달 뒤에는 1주일에 1번씩 수요일 저녁마다 모여 노래도 하고 친목을 도모해온지 벌써 3년이 되었군요.』 신이사장의 말이다.
그동안 회원도 20여쌍으로 늘어났다. 회사원·의사·대학교수·군인·공무원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부부들로 이루어진 이들 합창단원들은 단지 함께 노래만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녀교육의 문제를 서로 의논하고 고부간의 갈등을 토론하며 필요하면 전문가를 초청, 강연회도 갖는다. 자녀를 동반했던 몇차례 여름「캠프」는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고 한다.
『이제는 단원들이 한집안식구 같아요. 집안일에 시달려 짜증스럽다가도 함께 모여 노래를 하고 나면 1주일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지는것 같아요.』 2남1녀의 어머니 손종인(36)회원의 얘기.
지난7월 김동현씨 (신촌교회 지휘자)가 새로 지휘를 맡으면서 음악회를 준비해왔다는 이들 회원들은 뜻있는 「커플」등을 위해 문호를 활짝 열어놓고 있다. 그간 익힌 노래를 모아 2권의 합창곡집을 출반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대전·대구등의 부부합창단이 우리 뒤를 이어 생겨났으면 합니다. 또 80년대에는 세계 순회연주회도 생각하고 있어요.』 김영택회원이 펼치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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