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잃은 슬픔 딛고 도서관을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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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진은 이 세상을 못 다 살고 일찍 가버린 한 어린이의 이름입니다.
여기 유진의 가족은 어린 딸과 헤어진 대신 다른 많은 어린이들을 만나기 위해 어린이 도서관문을 엽니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딸을 잊지 못한 어머니가 1억5천만 원의 사재를 털어 어린이 전문도서관을 세웠다. 「유진어린이 도서관」-. 딸의 이름을 따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12월2일 문을 여는 유진어린이도서관(대구시남구대명동690의6)은 6년 전 사고로 딸 유진양(당시 3살)을 잃은 어머니 이영상씨(37·대구시남구대봉동145)가 펴지 못하고 숨진 딸을 기러 지난5월12일 착공, 6개월만에 완공한 것.
이 도서관은 대지 1백21평에 건평 3백3평의 지하1층·지상3층 건물로 5백 석의 좌석이 갖춰진 2층 열람실에는 어린이를 위한 전집·소설·위인전 등 5천여권의, 장서도 마련되어 있다.
1층 전시실에는 음악·무용·글짓기·그림 등을 지도하고 발표할 「홀」, 3층에는 시청각교실과 향토자료실을 만들어 어린이들의 학업정진을 돕고 조상의 생활용품 등을 진열한다.
유진 어린이도서관은 앞으로 5년 동안 미국관·일본관·「유럽」관·동남아관 등을 만들어 각국의 아동도서와 「슬라이드」를 비치하고 시화전·해외교류전도 열 계획이다.
도서관의 입장료는 원이며 어린이와 함께 오는 어머니를 위해 성인 열람실도 갖춰놓았다.
설립자 이씨는 『책을 읽고 싶어도 전용도서관하나 없어 변변히 책을 읽지못하는 어린이들이 이곳을 활용. 학업과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고 말했다.
이씨의 딸 유진양은 72년10월20일 집 근처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놀다 떨어져 머리를 다쳐 숨졌었다. <대전=이상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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