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겨울 실내에 꽃꽂이로 자연의 정취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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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만추의 산이나 들에 나가면 이름 없는 들꽃으로부터 마른 나무 열매, 섬세한 선의 삭정이, 가을의 정취가 물씬한 갈대 등에 이르기까지 꽃꽂이의 소재가 풍성하다. 지금 흔한 이런 소재들을 모아 말려두면 자연스런 형태와 멋진 농담색의 조화 등이 꽃이 귀해 지루하고 삭막한 한겨울 실내에 개성 있는 꽃꽂이의 소재로 사용할 수 있다.
「드라이·플라워」의 소재로는 본래의 수분함량이 적어 흔히 이용되는 종류로 청수레 열매가지(빨간 열매가 달린 일명 멍게열매)·까치밥·찔레열매·오리나무방울·석류와 탱자의 삭정 등이 있다.
들풀 종류로는 억새풀·강아지풀·답싸리 등이 있고 야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토리 열매·솔방울·피마자 열매·단풍든 담쟁이덩굴, 그리고 추수한 후의 콩깍지·곡식 쭉정이 등도 훌륭한 소재가 된다. 화초호박·모과·탱자도 함께 이용하면 좋다.
이러한 소재들은 서리가 내리기 직전까지 채취하여야 빛깔이며 형태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말릴 때는 바람이 잘 통하고 습기가 없는 장소에 거꾸로 매달아 둔다. 가을장미·천일홍·「스타치스」등의 꽃은 20여 가지씩 묶어 처마 밑이나 마루천장 등에 2주쯤 거꾸로 매달아 두면 된다.
일단 건조된 꽃꽂이의 소재들은 「비닐」종이에 싸서 상자속에 방습제를 넣어 보관했다 사용한다.

<드라이·플라워>
모래나「시리가겔」(방습제)을 이용하면 자연건조보다 꽃빛깔이나 형태가 더욱 아름답다.

<재료> 뚜껑 달린 설탕통 또는 병. 입자가 고운 모래 또는 「시리가겔」·철사나 「핀」.

<만드는 법> ⓛ꽃은 잎을 떼고 꽃송이만을 남긴다. 필요하면 「핀」이나 철사를 꽃심에 끼운다. (「코사지」용) ②준비한 통에 3∼5㎝ 두께로 모래나 「시리가겔」을 깐다. ③준비한 꽃을 적당히 사이를 띄워 꽃얼굴이 위에 가게 모래 위에 얹는다.
꽃판이 약한 종류인 「코스모스」등은 꽃얼굴이 바닥을 향하게 배열한다. ④그 위를 다시 모래(시리가겔)로 덮는다 ⑤뚜껑을 닫고 「비닐·테이프」로 봉한 후 겉에 반드시 날짜를 명시해 둔다. ⑥10∼14일 후 뚜껑을 열면 아름답게 건조한 「드라이·플라워」가 되어 있다.

<눌러 말린 꽃>
한편 섬세하고 아름다운 꽃은 책갈피에 끼워 말려 두면 입체감은 없지만 실내 장식용이나 「카드」등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만드는 법을 소개하면-.

<재료> 형태가 아름다운 꽃이나 잎·넓은 책·한지.

<만드는법> ①책갈피에 끼워 말릴 꽃을 골라 적당히 잎을 뗀다. ②주간지 등 넓은 책을 펴고 한 쪽에 흡습성이 좋은 한지를 깐다. ③그 위에 꽃을 서로 닿지 않게 배열하고 다시 한지를 덮는다. ④잡지를 덮고 사전 등 무거운 책을 얹어둔다. 2∼3일 지나면 한지를 바꾼다. 10일이 지난 후 다시 한번 한지를 간다. ⑥보름쯤 지나면 완전히 마르는데 종이에서 떼어낼 때 꽃의 형태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도움말=꽃꽂이 연구가 김인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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