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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중앙학생시조백일장] 중등부 대상 서창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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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아버지

아빠의 손바닥에 배어있는 땀 냄새

가만히 맡아보면 그 향기 내게 스민다

땀으로 피운 꽃송이 나는나는 아빠의 꽃

힘들고 고단해도 괜찮다고 버티시는

너를 보면 힘이 나 아버지의 그 한마디

시든 꽃 일으켜 세우는 우리들의 환한 미소

“매우 정제된 음률과 군더더기 없는 형식으로 아버지의 사랑과 고단한 삶, 그리고 환하게 다가오는 꽃과 향기로서의 아버지를 잘 그리고 있다.”

 중등부 심사위원들은 서창현(13·서울 잠신중1)군의 대상 수상작을 이렇게 평가했다. 자칫 통속적인 심상으로 풀어갈 법한 ‘아버지’란 주제를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로 잘 표현했다. 마트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손바닥에 밴 땀 냄새에서 꽃송이가 피어나고, 그 꽃이 자신이라는 전개는 열세살 동심의 빛나는 발상이다.

 “평소에 아버지가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표현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쑥스러워서 잘 표현을 못해요. 대신 부모님에 대한 시조를 많이 써요. 아버지가 써달라고도 하시고요. 이 작품을 보고 정말 기뻐하셨어요.”

 서군은 한 번 책상 앞에 앉으면 두 시간은 시조를 쓴다. 처음 문학을 배울 땐 동시를 썼는데 정형미에 매료돼 이제는 시조만 쓴다고 했다. 그 틀 안에서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낀다. “제가 쓴 작품을 읽고 스스로 만족할 때 가장 보람 있어요. 이번에 대상을 받았으니 시조를 더 파고들까 봐요.”

김효은 기자

◆심사평=전체적으로 시조라는 장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내용적으로는 ‘아버지’를 향한 따뜻한 관찰과 묘사가 주를 이뤄 중등부로 적정한 수준을 보였다. 대상작인 서창현의 작품은 매우 정제된 음률과 군더더기 없는 형식으로 아버지의 사랑과 고단한 삶, 그리고 환하게 다가오는 꽃과 향기로서의 아버지를 잘 그리고 있다. 정진을 부탁한다. 심사위원=유성호·한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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