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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KAL기 승객 송환 대가 요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워싱턴·포스트 보도>
【워싱턴=김건진 특파원】소련은 지난 4월20일 「무르만스크」에 강제 착륙 당했던 대한항공 (KAL) 「보잉」707기의 승객과 승무원들을 「인도적으로 도와준 댓가」로 10만「달러」를 요구하는 청구서를 KAL측에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27일 「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모스크바」의 소련 소식통을 인용한 이 보도는 『수개월 전에 작성된 이 청구서에는 KAL의 승객과 승무원 1백8명의 식대·의료대·교통비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소련은 한국과 외교 관계가 없기 때문에 10만「달러」의 청구서를 미국의 「팬암」 항공사를 통해 KAL측에 전달했으나 KAL측은 아직까지 이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련 소식통은 『소련은 이 청구서에 누락됐을지도 모를 경비에 대해서 추가로 청구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경우에 따라서는 소련이 KAL측에 추가 경비를 청구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에 청구된 경비는 구체적으로 ①KAL기가 착륙한 외딴 호수에서부터 「캠」 마을까지 승객과 승무원을 「헬리콥터」로 실어 나른 경비 ②「캠」 마을 공회당에서 승객과 승무원들이 3일간 먹은 음식대와 의료비 ③「캠」 마을에서 공항까지 승객과 승무원을 버스로 실어 나른 교통비 ④「캠」에서 「무르만스크」까지 소련 비행기로 승객과 승무원, 그리고 그들의 짐을 수송한 경비 등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모스크바」의 한 서방측 소식통은 『아마도 소련의 청구 금액 중에는 KAL기를 공격하기 위해 출격했던 소련 전투기의 연료 대금과 KAL기에 발사된 총알 대금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모스크바」의 서방 소식통들은 소련 당국이 KAL기의 「엔진」과 꼬리 부분은 떼어갔다고 전하고 소련이 결국은 이 KAL기를 완전히 분해할 것으로 믿어진다고 말했다.
소련은 KAL기의 항로 이탈 원인을 가장 정확히 밝혀 줄 비행 기록 박스를 아직도 억류하고 있다.

<청구서 오면 지불>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아직까지 소련의 청구서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히고 소련의 송환 조치를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청구가 있으면 지불해야할 비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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