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래의 「여인천하」풍자한 연극 『짧은 바지』화제|「장·아누이」작 「파리」서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과격한 여성해방운동을 풍자한 「강·아누이」의 연극이 지금 「파리」에서 공연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짧은바지』라는 제목의 이 연극은 그 옛날 「아리스트파네스」가 여성들이 남성을 지배하면서 남성을 거부하는 것을 그린 것처럼, 여성들에 의해 주도되는 사회를 정상적으로 그린 미래의 이야기.
무대는 여성들이 선거에서이기고 모성사회를 이륙하여 새 헌법을 공포한데서 시작된다. 그리하여 모든 남성의 거세까지도 법률로 정해졌다. 그런데 「레옹·드·생페」라는 한 가정의 중년남성이 그 집안의 일 돕는 아가씨가 상점배달원하고 사망하여 임신한데 대한 책임을 묻는 재만에 회부된다.
그는 손발이 묶여 단지 그의 직업인「르·피가로」 신문에 기사를 쓸때만 오른손을 쓰도록 허락 받았는데 앞으로 이 남성이 재판에서 거세판결을 받을 것인가가 이 연극의 초점이 된다.
인자한 어머니, 앙칼진 아내, 말썽꾸러기 아들, 귀엽지만 거짓말로 당국에 고발까지 하는 딸, 그리고 착한 고용인 아가씨-이런 가정속의 「레옹·드·생페」는 3명의 매서운 여성판사한테 호된 심판을 당한다. 특히 이 법정에는 이미 모성사회의 새헌법에 잘 적응되게끔 거세된 남성변호사가 등장, 더욱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장·아누이」는 이 연극속에서 오늘의 여성해방론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듯 하지만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평소 연극에서 늘 주장하는 얼치기 좌익 지식인과 오늘의 남성과 여성들의 뒤얽힌 밉살스러운 사기극들을 「모성사회」라는 가상속에서 신랄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그리하여 오늘날 이 세계가 얼마나 허구와 위선속에 속박돼 있는가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물론 때로는「영웅」이라는 용감성·남성다움이 결코 나쁘지는 않고, 또 「모성사회」라는 것이 그렇게 유쾌한 것이 못된다는 것을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들 자신도 수긍하게끔 연극을 이끌고 있다.【불 렉스프레스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