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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심리갈등 잘파헤친 『추적』에 공감|『행운의선물』, 시청자 출연을 더 늘렸으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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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BCTV의 반공수사극 『추적』「시리즈」(토·밤8시35분)는 「로케이션」을 위주로한 대형화로 전환된 이래 「다이내믹」하고 「드릴」있는「프로」가 되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별 진전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한마디로「드라마」로서의 내용과 수준이 그 불운을 뒤쫓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이를테면 사건은 있어도 「인간묘사」가 없고, 간첩은 으레 검은 안경을 끼고 나오거나 살기등등한 악역일색으로 정형화하는 묘사등이 지적될 수 있겠다. 공감이 안가는 「드라마」는 결국 「설득력」도 약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주에 방영된『전우』편은 그러한껍질을 벗겨버리고 한단계 올라선 「프로」였다.
간첩들의 바수에 걸려든 주인공(박병호분)의 심리갈등을 밀도있게 그린 점이 「흥미」를 돋우었고 공감을 일으켰다. 『전우』편의 성공요소가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그것을 추구한다면 본질적인 탈바꿈이 가능하리라 여겨진다.
□…KBS-TV가 「프로」개편과 함께 신설한「프로」들 중의 하나인『행운의 선물』 (목·밤7시20분)은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시청자 참여 「프로」라는데서 특별히 눈길을 끌었다. 일상생활과 관계있는 「퀴즈」를, 시청자들은 즉석에서 전화로 알아맞히는 형식인데 인기가수의 노래와 연예인가족들의 「게임」도 곁들인다.
지난주는 첫번째 방영이었던 만큼 매끄러운 진행은 못되었으나 다채로운 구성과 시청자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흥미를 끌었던것 같다. 현재와 같은 짧은 방영시간(40분)으로서는 제한을 받을수밖에 없겠으나 TV와 일반시청자들의 밀착을 도모할수 있는 시청자 참여 「프로」는 가능한한 늘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킨다는 취지에서도 인기연예인 가족들의 「게임」보다는 일반 시청자들을 출연시키는 편이 한층 효과적이 아닐까 싶다.
□…MBC-TV는 지난 9일 한글날을 맞아 새마을 특집극 『내고향 버드레』(이철향극본·유흥렬연출)를 방영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특집극은 MBC가 모집한 새마을 여성수기 당선작을 극화한 것으로 연약한 여자의 힘으로 가난한 시골마을을 희망찬 마을로 바꾸어 놓을때까지의 고난에 찬 이야기였다.
새마을 성공담인 까닭에 자칫하면 수신구과서적이 되거나 아니면 과장된 홍보물이 되기 쉬운 소재였지만 주인공(김자왕분)의 고운 마음씨와 고향에 대한 애착을 차분히 그리는 가운데 애점이 가는 여인상올 부각시킨점이 시청자를 「어필」시킨 요소가 된 것 같다.「드라마」의 성폐는 「스토리」보다도 「인간묘사」에 달려 있다는 말이 여기서도 증명된 셈이다. 정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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