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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고·부정부패·한미 관계 등 추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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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 본회의는 5일 최규하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들을 장대로 안보·외교 문제에 관한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국회는 오는 12일까지 6일간 여야 의원 18명이 나서 ▲안보·외교 ▲경제 ▲사회 등 3개 의제에 관해 이틀간씩 질문을 벌이며 첫날인 5일에는 김재광(신민), 김종철(공화), 황호동(신민)의원 등이 나서 ▲공명 선거 대책 ▲물가고 ▲부정·부패 근절책 ▲대 공산권 관계 개선 ▲한미 관계 등을 중점 추궁했다.
김재광 신민당 최고위원은 첫 질문에 나서 국정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최 총리를 비롯한 전 국무위원은 그 동안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모든 책임을 지고 총 사퇴하고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진용으로 하여금 총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행동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 외교의 뼈대는 한미의 굳건한 유대 위에서 다원 다양해야지 한미가 소원한 속에서 소련 등 접근을 추구한 이면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회가 긴급조치 해제, 의회 활성화 등 시국에 관한 대정부 건의를 여야 합의로 했는데도 정부는 오늘까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긴급조치를 해제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혀라』고 요구하면서 『긴급조치 하에 총선 강행할 경우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는 무리한 지출에 의한 고도 성장 정책으로 물가의 폭등, 내수 물자의 부족, 소득 격차를 가져왔다』고 지적, 『내년 성장률을 적정 선으로 낮추고 지출 목표도 축소하는 민생 위주의 안정 성장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특혜 금융의 처리에 대한 국무총리의 소신과 특혜 경위를 조사, 책임 추궁할 용의가 있는지 답변하라』고 따지고 『부가세는 더 이상의 혼란과 조세 저항이 일어나기 전에 철폐해야 한다고 보는데 정부의 견해는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 서정쇄신의 허점을 지적, 『현대 「아파트」 뇌물의 총수인 정주영씨는 그 책임을 물어 당연히 구속돼야 함에도 당당히 활보하고 있으며 심지어 국회에 출석 증언을 요구해도 정부와 여당이 비호하고 있으니 이러고서야 어떻게 서정쇄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권력과 결탁된 부정부패의 척결을 강조했다.
그는 신민당이 내놓은 사면 건의안을 받아들일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다.
김종철 의원은 『미·일·중공이 동맹 관계는 아니더라도 특수한 새로운 유대를 발전시키고 있는 상황은 앞으로 한·소 관계를 호전시킬 가능성은 없는가』라고 묻고 『만일 우리나라와 소련의 접근이 가능해질 때 북괴와 미·일의 접근 가능성도 증대되리라고 보는데 정부의 기본 입장과 대책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김 의원은 미국과 일본의 대한 협력·지원이 침체·약화되는데 반해 중공의 근대화 계획 추진을 적극 지지하고 있고 EC제국도 중공과의 대형 경제·기술 혁명을 서두르고 있음을 지적하고 『우리의 목전에서 적을 간접 지원하게 되는 우방의 동향을 정관 좌시만 할 것인가』라고 따졌다.
황호동 의원은 『국방을 위해 정부는 총화 단결을 외치면서도 「아파트」 사건, 경북도 교위 부정 사건, 노풍 사건 등 국민 총화를 저해하는 실정을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러고도 국민들에게 단결하라고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황 의원은 특히 『독도를 경비하고 있는 경찰을 국군으로 대체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한 「미사일」 발사 이후의 전략적 평가와 핵 개발에 관한 정부의 구상을 밝혀라』라고 추궁했다.
최규하 국무총리는 답변을 통해 『평화적인 정권 교체는 현행 헌법에도 금지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고 긴급조치 해제 문제와 관련, 『북괴의 대남 적화 야욕이 상존하고 그들의「인민민주주의 혁명 전략」이 존재하고 있는 이상 우리의 안보 상황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며 따라서 긴급조치를 해제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최 총리는 대기업에 대한 편중 여신을 지양하기 위해 거액 여신 기업의 불요불급한 자금 수요를 억제하는 한편 대기업의 새로운 기업 설립이나 인수를 규제하고 비업무용 재산을 처분토록 하고 있다고 말하고 부가세는 부족한 점이나 보완점의 시정에 인색치 않겠다고 대변했다.
최 총리는 영일만 석유 탐사는 지난 75년에 착수, 11개 시추 공에 탐사한 결과 소량의 석유가 발견됐으나 경제성이 없어 일단 중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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