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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기술로 갖춘 자립의 군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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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건군 30주년을 맞았다. 우리 국군도 이제 장년의 문턱을 넘어섰다.
1일 「국군의 날」사열이 벌어진 5·16광장은 각종 국산 신예 장비로 뒤덮이고, 이제 성년기를 지나 장년기 에 들어선 국군 장병의 늠름한 사기는 가을 하늘 높이 치솟았다.
보무 당당한 시가 행진을 거리에서, 또는 「텔리비젼」을 통해서 눈여겨본 성숙 된 국군의 모습에 온 국민은 자립 안보에의 긍지를 함께 재확인했다.
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태어난 국군은 젖도 떨어지기 전에 여순 반란 사건을 겪었고 걸음마도 채 익히기 전에 6·25동란으로 시련을 당했다.
그러나 각고 30년-. 북괴의 끊임없는 무력 도발과 월남전 파병 등으로 국군은 연마와 단련을 거듭, 강철처럼 굳세졌다.
창군 당시의 구구식 소총은 전군이 우리 몸에 맞는 국산 M-16으로 바꿔 갖게 됐다. 그밖에도 각종 박격포「로키트」포·무반동총·l05㎜·155㎜곡사포·최신 대공 「벌컨」포·장갑차·「탱크」, 그리고 고속 함정·무장 「헬리콥터」 등이 자급되어 우리 국군은 완전히 최신 과학 무기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남의 장비를 받아쓰던 군대』가 『자기 기술로 갖춘 자립의 군대』로 완전 탈바꿈한 셈이다. 더구나 만인 앞에 이날 공개 된 한국형 중·장거리 유도탄의 위용은 우리 국방 과학 기술이 북괴보다 얼마나 앞섰는가를 국민에게 확신시켰다.

<자립 안보에의 긍지>
이 2단계 지대지 유도탄의 개발은 지대지 「미사일」이 모든 「미사일」의 근간이며, 앞으로 다단계로의 개발에 따라 대륙간 탄도탄(ICBM)까지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인 것이다. 특히 시사에 성공한 유도장치의 독자적 개발은 외국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또 이미 양산 체제를 갖춘 국산 「탱크」 대열의 굉음은 방위 산업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케 했다. 이 모든 것은 주한 미지상군 전투 병력 제1진이 철수되는 올해 우리 국군이 이제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장년으로 성장했고, 기어이 장비도 자립의 터전을 이룩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밖에도 국산 항공기의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몇 개 중공업 회사에서는 비행기용 「제트·엔진」 제작 연구에 돌입했다. 80년대 중반에는 국산 항공기와 고도의 정밀 전자 병기가 국내 생산될 것이다. 이렇듯 방위산업의 기틀은 이제 완전히 다져졌고 새로운 과학 무기 체계로의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강 대열에의 전진>
박 대통령도 유시에서 민족 중흥의 사명에 투철한 오늘의 우리 세대가 확고한 신념으로 줄기찬 노력을 앞으로 10년만 더 계속해 나간다면 우리나라도 모든 면에서 세계 최강의 대열에 들어 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역사상 강대국이 한번도 되어 보지 못하고 한반도라는 나약한 지정학적 위치에서 시달리기만 했던 것이 우리의 역사적 현실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자립 국방의 자신감을 가지며 80년대의 강대국으로의 발돋움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더욱 벅차고 힘들다.
자주국방 태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인들의 정신 전력과 의연한 군기다. 이와 함께 또 중요한 것이 국민의 국방에 대한 일체감이라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 집단인 북괴와 맞서 있는 우리로서 내 국토를 내가 지킨다는 것은 우리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이요, 민족적 소명이다.
그 동안 초전 박살과 필승 신념으로 몸과 마음을 다져 온 국군 64만 장병은 오늘도 전술 전기의 교육 훈련으로 눈코 뜰 사이가 없다.
장병의 사기를 앙양하기 위한 장병들의 복지 문제는 항상 군기와 직결되게 마련이다.
장년 국군은 그 동안 피복과 급식 문제에 있어 괄목할 만한 향상을 보았다.
1식 3찬 제도 같은 것이 그 좋은 본보기다. 또 피복도 여러 번 개량되어 여러 외국 군대에서도 본 받아 가고 있다. 여기에서 한발의 후퇴도 없는 정신 전력이 솟아나는 것이다.
한편 최근 한반도 주변의 동북아 정세는 많은 변화와 미묘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중공 우호조약과 일본의 재무장 추세, 그리고 소련의 극동 함대 증강과 미지상군 철수 등은 세계의 눈길을 동북아로 쏠리게 하고 있다.

<미묘한 동북아 정세>
이 열강들 틈바구니 속에서 확고한 통일에의 의지를 되새기고 자주권의 독립을 계승해 나가려면 스스로 자위력을 증강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이것은 64만 국군 장병들의 역사적 사명일 뿐 아니라 전체 국민의 책임과 의무이기도 하다. 6·25동란 때 국군 선봉 부대가 처음 38선을 돌파 한 것을 기리는 1일 「국군의 날」.
우리는 날로 증강되는 국군의 모습을 눈여겨보며 통일의 그날을 다시 한번 다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북괴는 온갖 우리측의 제의를 무시하고 중단된 대화를 소통할 의사조차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북괴는 1백55「마일」휴전선 가까이에 비행장 등을 만들고 기습 공격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동북아 정세가 미묘한 만큼 우리는 그때 그때의 상황에 대처할 슬기를 몸에 익히지 않으면 안 된다.
유비무환의 정신 아래 만사에 대비하는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며, 총화 안보로 온 국민이 보다 더 굳게 단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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