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인제 "공천권이란 말 녹여 없앨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대혁신 비전 선포식’을 하고 7·14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이 10일 7·14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대혁신 선포식’을 열고 “이번 전당대회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의 승패를 가름하기 때문에 대혁신의 불꽃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의 저항을 뚫고 반드시 혁명적 변화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을 말하기는 쉽지만 행동에 옮기기는 어렵다”며 “기득권을 가진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로, 나는 혁신을 가로막을 어떤 기득권도 없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공천권과 관련해선 “공천권이라는 이름 자체를 녹여야 한다. 지역정당의 잔재, 계파 정치의 구태도 타파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공천권 자체를 녹인다는 뜻은.

 “정당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일부 세력이 공천권을 독점 운영하는 것이다. 정당 개혁의 첫 번째 과제다. 대표가 되면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실천되는 정당을 만들겠다.”

 - 경쟁자 서청원·김무성 의원과의 비교우위는.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고 새 질서를 만들려면 결단력이 필요하다. 과거와 이런저런 인연을 맺고 있고, 새누리당 안에서 복잡한 인과관계를 가진 사람은 혁신 노력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따르는 세력이 고통을 감내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기득권도 없다.”

 이 의원은 이날 검은색 양복 안에 빨간 셔츠를 받쳐입고 나왔다. “혁신은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만나야 하기 때문에 빨간 옷을 입었다”고 설명했지만, 측근들은 “불사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의 정치 역정은 순탄치 않았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이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김영삼(YS)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1988년 13대 총선 때 정계에 입문했다. 노동부 장관과 초대 민선 경기지사를 지내며 당시 여권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97년 신한국당을 탈당한 뒤 국민신당을 만들어 대선에 출마한 후부터 행보가 꼬였다. 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자민련(국민중심당)→새천년민주당(통합민주당)→자유선진당(선진통일당)을 거쳤다.

 하지만 이 기간, 지역구(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지역에서 그를 ‘불사조’라 부르기 시작했다.

 2012년 10월,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하면서 결국 친정으로 돌아왔다.

 이날 이 의원은 “험난한 정치역경으로 당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줬다”면서 “나의 부족과 부덕 때문이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시련과 역경을 견디며 자신을 단련시킨 이인제가 혁명적 변화를 위한 도구가 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글=권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