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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윳돈으로 부동산투자…근린상가를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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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여윳돈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요즘 고민이 많다. 은행에 넣어 두자니 실질금리가 거의 마이너스 수준이다. 주식투자는 경제사정이 불안해 내키지 않는다. 아파트는 안전하긴 한데 그동안 값이 많이 올라 망설여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억∼2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을 쥔 사람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하려면 수익률이 높은 상가에 투자해 보라고 권한다.

하지만 상가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상품인 만큼 많이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상가 투자로 돈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요즘 근린상가 인기 상종가=서울에 사는 최모(66)씨는 은퇴 후 남은 2억원을 어떻게 굴릴까 고민하다 전문가의 소개로 지난해 부천 상동택지지구 인근의 A근린상가를 분양받았다.

崔씨가 고른 1층 12평 분양가는 1억6천8백만원, 평당 1천4백만원 꼴이다. 崔씨는 이 상가를 보증금 5천만원, 월세 1백35만원에 임대를 줬다.

최씨의 총 투자비는 보증금을 빼고 1억1천8백만원선. 여기에 취득.등록세(분양가의 5.8%) 9백74만4천원을 더하면 실제 투자비는 1억2천7백74만4천원. 崔씨는 연간 1천6백20만원의 임대료를 받아 수익률이 연 12.7%에 이른다.

A상가보다 목이 좋은 부천 상동의 B근린 상가 1층 11평짜리는 월 2백만원의 임대료를 받아 투자비 대비 연 14%의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상가는 근린 상가다. 연 평균 10~15%의 고정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수입도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주로 택지개발지구 내 상업용지에다 짓고 분양하는 곳이 많은데 천안 두정지구처럼 경부고속철도.아산 신도시 호재가 있는 지역은 상가 용지 자체가 없어서 못팔 만큼 인기다.

초보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목 좋은 곳을 골라야 한다. 값이 다소 비싸더라도 장사가 잘돼 임대가 잘된다. 업종은 지하층은 노래방.호프점, 1층은 패스트 푸드.편의점.약국 등, 2층은 커피숍.미용실 등, 3층은 학원이나 병원.클리닉 시설이 무난하다.

주 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상권 변화도 염두에 둬야 한다. 업무용 빌딩이 많은 곳보다 주택가가 상권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주상복합아파트와 대형 사옥이 입주할 분당 백궁.정자지구 인근이나 화성 동탄.광명 소하 등 새로 선보이는 택지개발지구 내 분양 상가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가급적 대로변이 좋고, 대로변 바로 뒤쪽의 이면도로는 음식점을 하려는 사람이 눈여겨 볼 만하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근린 상가 공급이 너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안산 고잔 신도시 주변은 최근 근린상가와 테마상가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테마.단지내 상가는 선별투자해야=최근까지도 가장 사람들이 많이 입질하는 상가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였다. 이 상가는 근린상가와 함께 안정적인 수입이 들어온다는 점 때문에 특히 인기가 많다.

하지만 장사가 잘되는 1층은 평당 낙찰가가 3천만~4천여만원을 웃돌아 10평만 구입해도 3억~4억원은 족히 든다. 대부분 경쟁입찰 형태로 분양하는데 요즘 입찰 참여자가 늘면서 낙찰가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19일 주택공사가 화성 태안지구에 분양한 아파트 상가는 1층 10.7평짜리가 예정가의 세배를 웃도는 5억1백만원에 주인을 찾기도 했다.

이렇게 비싸게 분양받으면 당연히 수익률이 떨어진다. 단지 내 상가 특성상 시간이 가면서 임대료가 하락곡선을 긋기 때문에 임대료를 올리기도 여의치 않다.

최근엔 전문 투기꾼들이 단지 내 상가를 비싼 값에 낙찰해 가짜 임차인을 맞춰놓은 뒤 프리미엄을 붙여 실수요자에게 되파는 수법을 쓰고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 안에 있는 상가는 대로변의 1층이나 지하철에서 바로 연결되는 곳만 관심을 갖는 게 좋다. 상권을 유지해 줄 배후 세대가 적고 현관 경비가 강화되면서 외부인이 이용하기에 불편하다.

특히 1층에 금융기관이 들어오는 상가는 은행 업무시간이 끝나면 문을 닫아버려 전체적인 상권 형성이 어렵다.

테마상가는 소액투자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상가 1계좌를 분양받는 데 5천만~1억원 정도 든다. 상가가 제대로 성공하면 수익률도 아파트 상가나 근린상가에 비해 높다.

하지만 테마상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이 공급 과잉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사고가 많은 상품이다.

서울 동대문 일대에서 분양 중인 테마상가 중에는 땅 매입을 못해 제때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곳도 있다. 정보에 어두운 일반인은 잘못하면 돈 날리기 십상이다.

상가분양 대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테마상가를 분양받을 때는 부지매입 확인이 가장 중요하고, 건축허가를 받았는지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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