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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계 vs 민주계 또 공천갈등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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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기 30번, 서울 24번, 광주 17번.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8일 트위터에 띄운 지역별 유세 횟수다. 윤장현 당선자를 전략공천한 광주 못지않게 수도권도 열심히 누볐다는 뜻이다.

 광주에 열중하느라 수도권 유세에 소홀했다는 옛 민주당 출신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안 대표는 선거 바로 다음날 “광주의 민심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며 전략공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안 대표 진영의 기류로 볼 때 이번 7·30 재·보궐선거에서 ‘구(舊)민주계’와의 공천전쟁이 또 한 차례 벌어질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안 대표의 최측근들은 대거 7월 재·보선이 열리는 노른자위 지역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에서 이계안 서울시당 공동위원장과 금태섭 대변인, 민주당 출신 김두관 전 경남지사, 정동영·천정배 상임고문 같은 중진들의 경합 양상이 벌어지는 것을 비롯해 경기도에서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경기지사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도 수원 지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수원은 전체 4개 지역구 중 3곳(을, 병, 정)에서 재·보선이 열린다. 이 지역 출마를 결심할 경우 한 곳은 손학규 고문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큰 만큼 남은 자리를 놓고 민주당 출신 이기우 전 의원, 김영진 지역위원장 등과 경쟁해야 한다. 안 대표가 독자 신당을 추진할 때의 핵심역할을 했던 이태규 전 새정치연합 사무부총장은 경기도 김포를 노리고 있으나 재·보선의 정치적 비중이 크다 보니 수도권에선 제3의 영입인사가 있을 수도 있다.

 호남지역은 가장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광주 광산에는 안 대표의 대선캠프 민원팀장을 역임한 광주민변의 이상갑 변호사, 정기남 정책위 부의장 등의 이름이 나온다. 이 지역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핵심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박지원 의원의 측근인 김명진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도 출마를 원하고 있다고 한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는 안 대표 측에서 김효석 최고위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거론된다. 민주당 측에선 이개호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오랫동안 출마를 준비해 왔다.

 안 대표 측 인사들은 아직 드러내놓고는 말하고 있지 않아도 은근히 ‘지분’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민주당 출신들은 “이번 재·보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아직도 지분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이냐”고 못마땅해하고 있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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