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30번, 서울 24번, 광주 17번.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8일 트위터에 띄운 지역별 유세 횟수다. 윤장현 당선자를 전략공천한 광주 못지않게 수도권도 열심히 누볐다는 뜻이다.
광주에 열중하느라 수도권 유세에 소홀했다는 옛 민주당 출신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안 대표는 선거 바로 다음날 “광주의 민심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며 전략공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안 대표 진영의 기류로 볼 때 이번 7·30 재·보궐선거에서 ‘구(舊)민주계’와의 공천전쟁이 또 한 차례 벌어질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안 대표의 최측근들은 대거 7월 재·보선이 열리는 노른자위 지역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에서 이계안 서울시당 공동위원장과 금태섭 대변인, 민주당 출신 김두관 전 경남지사, 정동영·천정배 상임고문 같은 중진들의 경합 양상이 벌어지는 것을 비롯해 경기도에서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경기지사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도 수원 지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수원은 전체 4개 지역구 중 3곳(을, 병, 정)에서 재·보선이 열린다. 이 지역 출마를 결심할 경우 한 곳은 손학규 고문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큰 만큼 남은 자리를 놓고 민주당 출신 이기우 전 의원, 김영진 지역위원장 등과 경쟁해야 한다. 안 대표가 독자 신당을 추진할 때의 핵심역할을 했던 이태규 전 새정치연합 사무부총장은 경기도 김포를 노리고 있으나 재·보선의 정치적 비중이 크다 보니 수도권에선 제3의 영입인사가 있을 수도 있다.
호남지역은 가장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광주 광산에는 안 대표의 대선캠프 민원팀장을 역임한 광주민변의 이상갑 변호사, 정기남 정책위 부의장 등의 이름이 나온다. 이 지역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핵심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박지원 의원의 측근인 김명진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도 출마를 원하고 있다고 한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는 안 대표 측에서 김효석 최고위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거론된다. 민주당 측에선 이개호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오랫동안 출마를 준비해 왔다.
안 대표 측 인사들은 아직 드러내놓고는 말하고 있지 않아도 은근히 ‘지분’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민주당 출신들은 “이번 재·보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아직도 지분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이냐”고 못마땅해하고 있다.
하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