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영화」거 판치는 서독T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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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본=이근경 특파원】서독의 각 TV국에 동구권「필름」이 범람, 공산주의와 대치하고 있는 나라로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있다.
동독·소련·「체코」·「폴란드」등 동구권「필름」이 거의 매일처럼「안방극장」에 소개되는 실정인데, 아무리 비정치적인「필름」만 방영한다 해도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공감을 자아내기 때문에 문제다.
서독의 TV국은 국영 제1및 제2와 지방 국 등 모두 3개. 이들 TV국이 지난8월초에 방영한 동구「필름」은 제2방송의 소련「빨치산」영화『포대』를 비롯, 「체코」영화『집주인 과 셋방 장이 』( 6 주간「시리즈」몰로 방영시작)에 이어 또 다른 소련 영화『도망자』등 연일「붉은 필름」일색이다.
그런가하면 이미 8윌 초순에 동독의 문화영화『연금자』와『캠핑 』, 그리고 소련의 예술영화『당신의 아들과 형제』를 보여준 제1방송은 곧이어「체코」의「서커스」와 동독 및 「폴란드」의 예술영화 등 한꺼번에 3편의「필름」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듯 동구권「필름」을 대량으로 소개하면서 각국은『가장 정치성이 없고「이데올로기」의 설득력이 나온 것』뿐이라는 변이다.
그러나 아무리 정치성과 사상성이 배제된 작품이라 해도 문제성마저 배제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 일부 인사들의 우려다.「고고」사회를 지나「펑크」문학에 젖어있는 서독의 청소년들로 선 동구권의 청소년보호를 위한 정책영화를 동경치 않을 수 없고 실업과 물가고에 허덕이는 성인들마저 제 도약·획일화됨으로써 내부적 헛 점을 드러내지 않은 그 사회를 자칫 부러워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동구「필름」의 가격은 서방측「필름」의 절반이하이며 서독의 국내제작비와 비교해보면 10분의1 정도다. 따라서 또 다른 일부에선 각TV국이 다투어 동구「필름」만 찾는 것도 이해가 간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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