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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런던」회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이집트」「이스라엘」3국간의 외상회담이 18일「런던」에서 개막되었다. 이 회담은「카터」미 행정부에 의해 주선된 것으로 중동평화협상에 관한「이집트」「이스라엘」간의 의견 대립을 해소해 보자는 것이다.
중동평화협상은 지난해 11월에 있었던「사다트」대통령의 극적인「이스라엘」방문으로 돌파구가 마련되었으나 그 후의 협상과정에서의 양측의 의견대립으로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13일「사다트」대통령이「오스트리아」를 방문한 길에「이스라엘」의「와 이츠만」국방상을 만나 새로운 6개항 평화 안을 내놓음으로써 또 하나의 계기가 마련되었던 것이다.「사다트」의 6개항 평화 안은 문제의「요르단」강 서안에 관해 약간의 주목할 만한 양보적 자세를 시사하고 있다. 내용인즉, 그곳「점령지」에 식민한「이스라엘」측 정착촌의 유지를 용인하고「이스라엘」군부대의 계속주둔까지도「안보상 필요하다면」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만약 사실 그대로라면「이스라엘」측으로서는 일단 긍정적인 관심을 가지고 협상을 고려해 볼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이스라엘」에 의한「요르단」강 서안의 계속적인 확보야말로「베긴」정권이 시종 강경하게 요구해 오던 바였고 협상 결렬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사다트」의 신 6개항 평화 안은 물론「이스라엘」측의 요구사항과 전적으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 가운데 특히『앞으로 5년간의 임정 실시』라는 항목은「베긴」수상이 제시한『「이스라엘」군정하의「아랍」인 자치허용』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듯 하다.「베긴」의 안이 「이스라엘」측에 의한 통치권 장악을 명시하는 것인데 반해「사다트」가 말한 임정 안은 그 주체를 모호하게 얼버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하튼「사다트」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제안으로 그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마지막 「카드」를 내놓은 듯한 인상이다. 만약 이렇게까지 양보하고서도 협상에 성공하지 못한다면「이집트」국내와「아랍」세계에서의「사다트」의 권위는 더 이상 유지되기가 힘들다. 그리고 그것은 곧「아랍」강경파와「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입장강화를 의미하며,『전쟁에 의한「이스라엘」격멸과 실지회복』이란 노선의 재등장을 불러오기가 쉽다.
이러한 상태는 파국적인 제5차 중동 전을 원하지 않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유익한 것이 못되며, 오직「크렘린」팽창주의 만이 그것을 이용하려 할 것이다.
때문에 가장 바람직하기로는「이스라엘」이「사다트」대통령의 움직임과 미국의 중재노력에 일단 타협적인 태도로 호응해 보는 것이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은 상황이다. 현재「이스라엘」정부 안에서는 강경파인「베긴」수상과 타협파인「와이츠만」국방상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는 소식인데, 되도록 이면『타협을 해 보자』는 쪽의 입장이 더 강해졌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다.
그러나 설사 양측이「사다트」의 신 평화 안에 따라 타협을 성숙시킨다 해도『「이스라엘」정착촌 인정』이란 명제를「아랍」강경파들이 과연 좌 시만 하고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나 거부 전선 파들에 있어 그것은 일종의「신성모독」처럼 간주될 것이니 말이다.
결국 궁극적인 중동평화란「이집트」「이스라엘」두 나라만의 전담 사 이기는 어렵고 다른 모든「아랍」국들의「컨센서스」가 전제되어야 할 보편적인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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