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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임대 그럴 듯 하지만 작더라도「내 집」이 아쉽다|주부 이경순씨에 듣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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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주택난 해소 책으로 임대「아파트」제도의 적극 활용 책을 정부에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공은 임대용「아파트」만 짓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꼭 바람직한 방향일까. 가정주부 이경순씨(33)와 이 문제를 검토해 보았다. <편집자 주>
-정부는 주택난 해소 책의 하나로 주공이나 주택은행자금으로는 25평 이하의 임대「아파트」만을 지어 공급하는 정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도시 주택부족율이 40%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정책도 아쉬운 대로 긍정적인 면이 있기는 한데….
▲주공「아파트」는 말할 것도 없고 민영「아파트」가 투기 대상이 되어 무주택자의「내집 마련」의 꿈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점을 생각할 때 임대「아파트」방식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그런 뜻에서 임대「아파트」를 많이 지어 영세 저소득층의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정책을 환영한다.
그러나 임대「아파트」도 셋방살이에 틀림없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은「내집 마련」이라는 주거에 대한 애착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결혼 후 당장 목돈 마련하자면 몇 년 걸리므로 짧은 기간에「임대」생활 후 단 7평 짜리라 도 좋으니「내 집」을 갖고 싶은 기본적인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정책도 아울러 뒤따라야 할 것이 아닌가.
-주공이 제공하는「아파트」분양가가 평당 45만∼50만원선, 민영「아파트」가 70만원 선이기 때문에 주공이 임대「아파트」만을 짓지 말고 25평 이하의 소형 분양「아파트」도 많이 지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가정주부는 신혼 후 몇 년 전세 살다가 적은 목돈이 마련되면 단 몇 평 짜 리라도「내 것」을 마련하고 그 다음 순차적으로 집을 늘려 가고 있다. 민영「아파트」업자보다 저렴한 값으로「아파트」를 짓는 공공기관이 임대「아파트」만 짓는다면 무주택 자는 결국 비싼 민영「아파트」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
주공은 임대·일반분양「아파트」를 같이 지어 임대「아파트」입주 자에게 우선 분양하는 식으로 소형「아파트」를 많이 짓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임대「아파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형「아파트」단지가 탄생한다면 많은 문제점도 생길 것 같다.「남의 집」이라는 인식에서뿐만 아니라 호화「아파트」단지 거주 고소득층과의 위화감 같은 것도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아무리 알뜰한 주부라도「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쓸고 닦고 관리하는데 소홀히 마련이다. 보수에도 한계가 있어 결국「슬럼」화할 우려가 없지 않은 것이다. 시민「아파트」에서부터 80평에 이르기까지 이미「아파트」가 천차만별한 때에 특별히 위화감이 문제될 우려는 크지 않지만 주공 등의 관리여하에 따라서는 추한 임대「아파트」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없지 않다.
-전국의 도시주택 보급 율은(75년 10월1일 실시한「센서스」집계)56·7%, 농촌주택 보급 율은 92·3%로 전국 평균 74·4%밖에 안 된다. 주택보급 율을 높여 보자는 뜻에서, 또 대도시 저소득층의 주택난 해소 책으로 임대「아파트」계획과「아파트」건축 장려 책을 쓰고 있다. 자기 집을 마련하는 길을 좀더 넓히는 방법은 없을까.
▲신혼부부가 결혼 후 3∼4년 애써 저축하면 3백만∼5백 만원쯤 마련할 수 있다. 거기에 은행융자를 보태면『나도 집 장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현재 2백만원정도 주택자금 융자한도액을 낮은 이자로 배로 늘려 주면 주부들의 꿈이 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주공은 올해 3만3천 가구를 목표로 25평 이하 서민「아파트」를 짓고 있다.
또 우량주택업자들은 올해 안에 5만 가구를 별도로 지어야 한다.「아파트」분양가면에서 주공은 평당 45만원선, 민영업자의「아파트」는 70만원 선이고 달이 바뀌기 무섭게 분양가가 뛰고 있다. 건설부가 작년도에 서울·부산·대구·대전·인천·광주 등 6대도시「아파트」 거주 4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택자금 마련 방법에 있어 계·가정저축이 3l·6%, 은행융자 32·6%, 기타 35·8%의 집계가 나왔다.
-「인플레」속에서 목돈 마련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데….
▲임대「아파트」제도는 실수요자가 독립주택이나 분양「아파트」를 마련할 때까지 살수 있는 집을 임시 마련 해주는 방책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임대」속에서 살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해 저축은 해야 되는데 돈 가치가 너무 떨어지니까 하루라도 빨리 자가로 이사하려 들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생활이 안정되고 생활급이 보장되어 있으며 사회보장제도가 비교적 갖추어진 나라와는 사정이 다르다. 비록 좁지만 작은「아파트」라도 싸게 분양하는 방법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주거에 대한 애착보다 생활의 즐거움을 좇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 형편은『집이 꿈이요, 재산』이라는 생각이 아직도 또렷하지 않은가. 【김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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