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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한 대엽풍란·파초일엽 자생지에 다시 뿌리내려|원예가 박태영 씨 시험관 재배 성공 천여 그루 길러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 20여년 간의 남획으로 자취를 감춘 대엽풍란(대엽풍란)과 파초일엽(파초일엽)이 한 원예가의 집념으로 자생지에 다시 뿌리를 내리게됐다. 「아마추어」원예가인 박태영 씨(59·서울 중구 묵정동 22의 26)는 3일 한국자연보존협회 이덕봉 회장·식물분류학자 이영노 교수 등의 협조를 받으며 풍란과 파초일엽의 자생지를 찾아 자신이 키워낸 모종을 옮겨 심었다.
박씨는 잃어버린 자연을 회복하기 위해 지금까지 풍란 등의 시험관에 의한 무균배양을 연구, 풍란 1천여 그루를 길러내는데 성공했던 것.
한 그루만 피어도 작은 섬 하나가 향기에 묻힌다는 풍란은 최저 섭씨 5도 이상의 습기 찬 음지에서 서식하는 식물로 제주·홍도 등에서 자생하고있다.
그러나 높은 향기로 인기를 끌게되자 밀매꾼들에 의해 남획되어 오히려 자생지에서는 찾아 볼 길이 없게 되었던 것.
박씨는 이끼로 풍란의 뿌리를 덮고 고목에「비닐」끈으로 묶어 옮겨 심은 풍란이 모두 활착되어 이들 자생지가 다시 향기에 뒤덮일 것을 장담하면서도『다시는 남획으로 자취를 감추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 앞 섶섬에 파초일엽도 옮겨 심은 박씨는 내년에는 홍도를 찾아 풍란을 옮겨 심겠다고 밝혔다.
【서귀포=신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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