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불우아동 결연의 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본사가 보사부의 후원으로 지난 5월1일부터 6월말까지 두 달 동안에 걸쳐 벌여온 「불우아동 결연사업」이 각계 인사들의 온정 어린 호응으로 올해에도 당초 목표를 훨씬 초과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마감됐다.
올해로 3번째 추진된 이 사업에서 결연 목표 2만3천3백 명보다 3천6백82명이 더 많은 2만6천9백82명의 불우 아동들에게 결연이 주선된 셈이다.
이 같은 결연 실적은 지난해의 2만2백44명보다 6천6백38명이 많은 것으로 결연 아동 중 80%인 2만3천9백39명이 작년에 이어 재 결연됐다.
이 사랑의 운동에 혼연히 호응, 따뜻한 손길을 뻗쳐준 결연자 가운데는 각 기업체·관공서는 몰론, 어려운 형편에서도 더 불우한 동포들을 돕겠다고 나선 갸륵한 독지가들도 많았다.
사랑이 메마른 우리의 생활주변에서 불우아동 결연사업에 이렇듯 호응하는 독지가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도 아직 인정의 샘물이 마르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으로 국민 모두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아름다운 기풍이 사회전반에 넘쳐흘러 불우한 환경에 있는 이웃들에게 동포애를 나누는 분위기가 이루어진다면 증악과 대립 등 오늘날 우리사회를 덮고있는 어두운 면을 밝히는데도 더할 수 없이 큰 기여를 하게될 것으로 믿어 마지않는다.
그러나 아직도 전국 4백17개소 보호시설에 수용된 3만7천8백45명의 불우 어린이들 가운데는 그 동안의 결연 사업에도 불구하고 미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여전히 그늘진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만도 1만8백63명에 이르고 있다.
여기다 해마다 남의 집 대문 앞이나 길거리에 버려지는 미아만도 6천여 명을 헤아린다.
또 최근 수년동안에는 미혼모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이들의 친권포기를 위한 상담 건수도 부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볼 때 불우 아동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들 불우 아동문제는 우리 사회전체의 성도덕의 문란을 반영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의료·교육비 부담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대적 빈곤층의 증대 등 그 원천이 경제적·사회적 제도의 결합에서 연유하는 구조적 성격을 띤 것이다.
따라서 이들 불우아 문제는 이미 어떤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 책임을 국가와 사회전체가 마땅히 져야할 성질의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 사회는 응달에 방치된 이 불쌍한 어린이들을 마치 자기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처럼 소홀히 생각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고아의 구호나 입양사업이 오히려 외원 기관을 통해 외국인에 의해 더 활발히 추진돼온 것도 이 때문이라 하겠다.
나쁜 환경에 방치된 채 스스로 삶의 수단을 갖지 못한 이들 사회적 약자를 밝은 삶으로 이끌어 주는 일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는 물론, 청소년 불량화 문제를 예방하고 명랑한 사회를 이룩하는데도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
본사가 추진하고 있는 「불우아동 결연 사업」도 불우 아동문제를 단순히 자선 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해야할 공공적 의무로 인식한데서 비롯된 장기적 운동임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미 결연 불우 아동들의 설움을 덜어주기 위한 본사의 결연 사업은 이 같은 취지를 살려 국민 모두가 이들의 정신적 부모가 되고 형이 되어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남김없이 베풀 때까지 계속 확대 실시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본사의 결연 사업에 적극 호응해준 각계인사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