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파이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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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소련의 동진 전략은 꾸준히 강화되고 있는 것 같다. 외신에 따르면 소련은 동북 태평양 해역의 해·공군력을 끊임없이 보강하고 있다. 동북 태평양 해역이라면 「사할린」·천도열도·「캄차카」를 연결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소련이 태평양에 뻗을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이며 작전 기지다. 따라서 미일의 공· 해군망을 측면에서 억제할 수 있는 전략적 가치를 갖는다. 여차하면 일본에의 기습 작전도 펼 수 있는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전략에는 몇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그 하나는 「시베리아」 철도를 연상해 서부 소련으로부터 「시베리아」 경유 「사할린」까지 물자를 공급할 수 있는 기지가 완성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 천도열도에서 「오호츠크」해를 거처 「캄차카」에의 물자 보급로가 완성되어야 한다.
『만일 이런 일들이 실현되면』 이 지역에서의 해군 항공 및 「백파이어」 중심의 폭격기기지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략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본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소련은 이미 극동 지역에서의 전로 「시스팀」을 완성하고 있는 것 같다. 전 육군 병력의 33%, 전해군 함정의 30%, 전 공군력의 20%가 이른바 극간에 배치 완료되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요즘의 외신은 「백파이어」 폭격기까지도 배치되어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하나의 가상 전략으로 생각되던 일들이 어느새 완성 단계에 있다는 암시가 되고도 남는다.
「백파이어」 폭격기는 미·소 「전략 무기 제한 회담」 (SALT)까지 가로막았던 위력적인 비행기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가장 우수한 무기』로 평가받는 「크루즈·미사일」제조를 억제하는 조건으로 이 「백파이어」기의 억제를 요구했을 정도다.
미국의 F114와 흡사한 초음속 가변익 폭격기. 최대 항속 거리는 7천「마일」 (미 B52기는 9천「마일」). 전폭 30m, 전장 45m, 쌍발, 최고 속도 초음 2·5 (마하). 폭탄 적재 능력도 1천4백「마운드」 (6천3백50㎏)에 달하며 공지대「미사일」을 2개 장치할 수 있다. 73년에 실험 비행, 75년부터 개량형인 B형이 배치되기 시작했다. 「키신저」전 국무장관은 동부 「시베리아」에서 발진, 공중 급유로 미국 전지역을 폭격하고 귀환할 수 있는 폭격기라고 평가했었다. 소련은 75년의 기준으로 연 2대의 제조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은 소련의 동진 정책이 강화되면서 일본 근해는 사실상 『소련해화 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도 남의 일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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